방콕, 대기오염 심각…'가스실' 뉴델리와 비슷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지난 15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의 뿌연 하늘. /사진=블룸버그

매년 수천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태국 수도 방콕의 대기오염이 '가스실'로 불리는 인도 뉴델리 수준으로 악화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프랑스의 공기질 측정 업체 플럼랩스(Plume Labs) 조사 결과, 지난 15일 정오께 방콕의 공기오염지수는 121로 인도 뉴델리(136)에 이어 아시아에서 둘째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중국 베이징보다는 두 배 이상 높았다.

방콕의 대기오염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솟은 것은 자동차 매연과 쓰레기 소각, 기후변화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방콕에 살고 있는 일본인 에리나 이노우에는 블룸버그에 "아침에 바로 앞 건물을 볼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태국 인공강우와농업항공부(DRRAA)는 미세먼지 제거를 위해 인공강우까지 시도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학교가 학생들의 야외활동을 축소하고, 당국은 시민들에게 마스크 착용 등을 권고했다.

태국 보건부 장관 피야사콜 사콜사타야돈은 지난 14일 관계 부처의 미세먼지 해결 대책 회의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당황하지 말라"면서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각한 대기오염은 관광대국 태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전망이다. 마스터카드에 따르면 2016년 방콕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940만명에 달했다.

블룸버그는 "방콕은 세계에서 여행객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도시이며, 태국 경제는 관광업에 많이 의존한다"면서 "고층 건물 뒤로 보이는 뿌연 하늘과 마스크를 낀 보행자의 모습은 (관광업에) 이상적이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