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美국무 "北 대화 준비 신호 듣고 있다…北이 곧 말할 것"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AFPBBNews=뉴스1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과의 직접 대화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면서도 미국은 당근이 아니라 큰 채찍으로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에 별도의 유인책은 있을 수 없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전문지 더힐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틸러슨 장관은 18일 방영될 예정인 미국 CBS방송의 '60분'(60 Minutes) 프로그램을 통해 "외교수장으로서 내 일은 우리가 채널을 계속 열어놓고 있다는 사실을 북한이 알게 하는 것"이며 자신은 북한이 미국과 직접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듣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듣고 있을 뿐 현 시점에서는 그들에게 말할 게 없기 때문에 많은 메시지를 돌려 보내지 않고 있다"면서도 "그들은 나에게 (대화하자고) 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은 다만 "우리는 그들에게 대화를 납득시키기 위해 당근을 사용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큰 채찍을 사용하고 있다. 그들이 알아야 할 게 바로 이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 압박 캠페인이 북한을 갉아 먹고 있다"고 덧붙였다.

AFP통신은 미국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기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강도 높은 제재를 받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통신은 미국 정부가 이미 북한에 직접 대화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했지만 틸러슨 장관은 대화를 위한 공이 북한 측에 넘어가 있다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틸러슨 장관은 지난 12일 "그들(북한)이 우리와 진실 되고 의미 있는 방식으로 대화할 준비가 언제 될지 결정하는 건 북한에 달렸다"며 "그들은 대화 테이블에 뭐가 올라야 하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주장해온 대로 한반도 비핵화가 대화의 전제조건이 돼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