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이 돌아오려나?(3)

머니투데이

안근모 글로벌모니터 편집장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심리가 국채시장에서 형성되고 있다고 지난 편에서 다루었죠. 그 배경에는 빠르게 뛰고 있는 원유가격이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그 원유가격의 급등세 배경에는 산유국들의 감산합의보다 더 큰 흐름이 존재한다고 운을 띄웠습니다.

오늘은 유가를 견인하는 그 '더 큰 흐름'을 다뤄 보겠습니다. 바로 달러화 약세입니다.

달러의 가치는 원유 같은 원자재 가격과 굉장히 밀접한 관계를 맺습니다. 달러가 오르면 유가가 떨어지고, 달러가 하락하면 유가가 오릅니다. 역(逆) 상관관계인 것이죠. 그 상관도는 굉장히 큽니다.

달러 가치와 원유가격 사이의 관계는 위 그래프에서처럼 시각적으로도 금세 확인됩니다. 지난 2016년초까지 엄청나게 전개되었던 유가 폭락세 배경에는 달러화 강세가 존재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6년부터 바닥을 치고 전개되어 온 유가 상승세 배경에는 달러화 약세가 존재했습니다.

2016년 11월부터 한 동안 둘 사이의 관계가 틀어진 적이 있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달러화 급등세와 원유가격 급등세, 기대 인플레이션 급등세가 동시에 전개되는 굉장히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잠시였습니다.

지금처럼 달러가 떨어질 때 유가가 오르는 이유는 아주 상식적입니다. 우리나라의 예를 들어 보죠. 지금 원유가격은 1배럴에 70달러 정도 합니다. 달러-원 환율이 1100원이라면 1배럴에 7만7000원입니다. 달러 가치가 1000원으로 떨어지면 원유 1배럴에 7만원이 되겠죠. 우리 입장에서는 원유가 더 싸집니다. 그러면 수요가 증가합니다. 자연히 원유가격은 오릅니다.

이런 관계로 인해 아주 역설적인 현상도 나타납니다. 인플레이션이 높아져 유럽이 돈 줄을 조이면 인플레이션은 더 높아집니다. 유럽이 돈 줄을 조이면 우리나라 원화가치가 더 높아집니다.

이 해괴한 역설에 관해서는 다음 편에서 좀 더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8년 2월 18일 (10:26)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