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과연 유럽보다 더 강력하게 올랐을까?

머니투데이

안근모 글로벌모니터 편집장

/자료=글로벌모니터

달러화 환율과 유가의 상관관계에 관해서는 여러 차례 설명해 드린 바가 있죠.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의 폭락세를 야기한 시장금리 급등세의 배경에도 달러화 약세가 있었습니다.

달러가 계속 떨어지면서 유가가 계속 올랐고, 그러다 보니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졌습니다. 물가 오른 걸 빼고 나면 이자 수입에서 남는 게 없게 된 채권시장은 '더 높은 이자율'을 요구하게 되겠죠. 그래서 전세계 국채 수익률이 급등했습니다.

국채가 이렇게 높은 수익률을 준다는데, 아무래도 주식의 인기가 떨어지겠죠? 주가가 폭락했습니다.

다행히(?) 최근 달러가 반등하기 시작했고, 거기에 맞추어 유가는 빠른 속도로 되떨어지고 있습니다. 시장금리 안정을 기대해 볼 만한 변화입니다.

유가를 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로 환산한다면 위 그래프처럼 오름폭이 크지는 않았겠죠? 그런 점에서 환율이란 것은 '착시'를 일으키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는 주가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죠.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위 그래프는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S&P500지수와 유럽 증시를 대표하는 스톡스600지수를 비교한 것입니다. 최근 일년 동안의 성과가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이번 폭락세 전까지 미국 증시는 25% 이상 오른데 반해 유럽증시의 상승률은 10%를 겨우 넘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수평으로 비교하는 데에는 좀 문제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유럽 스톡스600지수가 유로화를 기준으로 표시되는데 반해, 미국 S&P500지수는 달러화 기준이거든요.

그래서 달러화 기준으로 둘을 통일해 한 번 비교해 보았습니다. 그 결과가 바로 아래 그래프입니다. 동일한 통화를 기준으로 주식의 실질적 가치를 견주어 봤더니 유럽이 더 나았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환율의 착시효과에 속았던 것이죠. 미국 증시가 표면적으로 더 나아 보였던 것은 달러화 약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효과’ 때문이었다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