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부족한 증권사 IB, 애널리스트·회계사 다각도 '수혈'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증권업계가 IB(투자은행) 인력 확충에 나서면서 애널리스트·회계사·은행원 등 다양한 직무 배경을 갖춘 경력직들이 합류하고 있다. 특히 영업직 성격이 강해 기존에는 사내에서 육성하던 IPO(기업공개) 업무에서도 외부 경력직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B증권·삼성증권 등이 최근 바이오 분야 애널리스트를 ECM 부서 인력으로 채용하는 등 업종별 특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높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바이오·IT기업 발행사들이 업종 이해도가 높은 IPO인력을 요구하면서 해당 업종에 실적이 별로 없는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전문인력 모시기'에 나선 것이다.

KB증권은 지난해 하반기 키움증권 제약·바이오 애널리스트 출신인 김주용 부장을 영입했다. 이후 KB증권은 브릿지바이오·파멥신·피에이치파마 등의 주관계약을 따내며 바이오업종 레퍼런스를 축적하고 있다.

삼성증권 역시 지난 2016년 서울대 약학 박사 출신인 이승호 애널리스트를 영입한 이후 바이오업종 영업에 탄력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삼성증권은 역시 서울대 약학 박사인 김원제 VP(과차장급)을 IB에 영입한 바 있다. 이밖에 미래에셋대우가 티슈진 기업실사에 리서치센터 인력을 참여시켜 산업분석, 주식가치평가 등 실무를 맡기는 등 인력 활용의 풀을 넓히고 있다.

증권사 IPO업무 담당자는 "영업망이 확장된다는 측면에서 해당 업종에 정통한 애널리스트나 VC(벤처캐피탈) 인력이 충원되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라며 "특히 바이오·게임 업종의 경우 발행사에서도 이런 인력을 선호하는 현상이 있다"고 말했다.

해외 IPO업무를 염두에 둔 중국 출신 IPO 전문인력 역시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1~2명이 채용돼 근무 중이다. 동부증권에는 다이류 부장, 신한금융투자에는 왕웨이리 과장 등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회계·법류 전문 지식뿐 아니라 중국어 능력을 갖춰 해당 기업의 실사 및 IPO 지원 업무를 맡고 있다.

이처럼 IB 업계에 외부 경력직이 수혈되는 이유는 VC를 통한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내부 인력이 VC 심사역 등으로 상당수 빠져나간 영향이 크다. 또 바이오·IT를 중심으로 해당업계 내 경력이 쌓인 전문가를 선호하면서 이들 업종을 중심으로 경력직 수요가 생겨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업무 호흡이 2~3년으로 긴 IPO 업무 특성상 내부 육성, 외부 충원 모두 쉽지 않다"며 "외부 충원시에는 실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회계사 등 직군을 가장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