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북적' 강원국제비엔날레…'문화 올림픽'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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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뉴스1 특별취재팀) 박주평 기자 =

설 연휴에 강원국제비엔나레를 찾은 관람객들(재)강원국제미술전람회민속예술축전 조직위원회 제공)© News1

18일 오후 강원국제비엔날레가 열리는 강원 강릉시 녹색도시체험센터는 올림픽 경기를 보기 전에 비엔날레를 찾은 방문객들로 붐볐다. '악의 사전'이라는 파격적인 주제를 내건 강원국제비엔날레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표방하는 '문화올림픽'을 이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3년부터 3회째 열렸던 평창비엔날레가 동계올림픽을 맞아 새로이 탈바꿈한 강원국제비엔날레는 '악의 사전'(The Dictionary of Evil)이라는 주제로 화제가 됐다. 신지희 비엔날레 팀장은 "평화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역사 속에서 인간이 자행한 악을 들여다보고 극복하면서 휴머니즘을 이뤄야 진정한 올림픽 정신이 구현된다는 뜻"이라고 주제를 설명했다.

비엔날레 관람객들은 강릉을 찾아 스포츠만이 아니라 문화까지 즐길 수 있어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상화 선수가 출전하는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기를 볼 예정이라는 강승규씨(59)와 이영희씨(59)는 "예술을 하고 있는 두 딸이 꼭 가보라고 권해서 와봤다"며 "여기 오기 전에 경포해변서 열리는 '파이어 아트페스타'도 들렸는데 이런 문화행사는 장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로 일하는 남자친구와 함께 전시를 관람한 홍주원씨(26)도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과 스웨덴의 순위결정전을 보러 대구에서 왔다"면서 "후쿠시마 주민들의 고통을 담은 작품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일본, 이탈리아, 미국의 작가가 참여한 큐레이터 집단 'Don't Follow the Wind'는 방사능 오염 지역을 360도로 촬영해 관람객들이 VR로 감상할 수 있는 비디오 작품을 선보였다.

하루 동안 올림픽 경기와 전시를 모두 즐기는 꽉찬 계획을 세운 관람객들도 있었다. 이날 아침 ktx를 타고 어머니와 함께 왔다는 이선호씨(32)는 "우리 여자 대표팀의 컬링 경기를 보러 왔다가 겸사겸사 들렸다"며 "엄마 모시고 나들이 나오니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충북 제천에서 세 가족이 함께 알파인스키 경기를 볼 계획이라는 황인기씨(46)는 "인터넷으로 경기 보기 전에 갈 만한 곳을 찾아보다가 왔다"며 "저는 그림을 좋아하지만 아이들이 있어서 선정적인 건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A홀과 B홀로 나뉜 비엔날레 전시공간 중 A홀 2층과 3층의 작품은 폭력과 차별 등에 대한 노골적인 묘사가 있어 15세 미만의 관람을 제한하고 있다.

비엔날레에 대한 홍보가 아쉽다는 의견도 있었다. 2박3일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간다는 심현지씨(23)는 "강릉에 온 후 검색을 통해 (비엔날레를) 알았는데 홍보를 잘해서 사전에 여행객들이 계획을 세울 수 있게 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춘천에서 온 김정중씨(44)도 "아이스하키 단일팀 경기를 보러 왔는데 문화올림픽이라는 걸 알지 못했고 지나가다가 우연히 들렸다"면서 "문화행사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홍보가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신지희 팀장은 "공연은 시간이 제한되지만 강원국제비엔날레는 계속 열려 있고 주차공간도 확보돼 있어서 문화올림픽 행사 중 가장 많은 관람객을 확보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재)강원국제미술전람회민속예술축전 조직위원회(이사장 오일주)는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이어진 설 연휴 동안 모두 2만 여명의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았다"고 18일 밝혔다.

3월 18일까지 진행되는 강원국제비엔날레에서는 국내외 유명 작가와 공모를 통해 참여한 23개국 58명(팀)의 비디오, 조각, 설치, 회화, 퍼포먼스 등 총 110여점이 선보인다. 강릉녹색도시체험센터를 지나는 문화올림픽무료셔틀버스와 시내순환버스(202, 202-1)가 20~30분 간격으로 운영된다. 자세한 내용은 강원국제비엔날레 홈페이지(www.gwibien.com)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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