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롯데면세점 1위 자리

인천공항 면세점 전경 /사진=머니투데이DB

롯데면세점이 흔들리고 있다. 인천공항 면세점 철수와 월드타워점 특허권 취소 위기 등 이중고에 빠지면서 면세 사업이 타격을 입게 됐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면세점의 시장 점유율은 41.9%로 1위다. 2위 신라면세점은 29.7%, 3위 신세계면세점은 12.7%로 뒤를 잇고 있다.


하지만 국내 면세 사업 시작 이후 굳건하게 지켜왔던 롯데면세점 1위 자리가 흔들리고 있다. 인천공항 면세점와 월드타워점 때문이다.

앞서 롯데면세점은 지난 13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T1) 면세구역 4곳 중 주류·담배 매장을 제외한 3곳에서 철수한다고 밝혔다. 롯데 인천공항 T1 면세점의 시장 점유율은 7.7%(지난해 기준)이지만 이번 철수로 점유율이 1%대로 하락하게 됐다.

남아있는 주류·담배 매장의 매출 비중은 롯데 T1 면세점 전체 25% 수준으로 약 3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다음달 예정된 신규 사업자 선정에서 롯데가 내놓은 인천공항 T1 향수·화장품 사업권, 피혁·패션 사업권, 탑승동 사업권 등 3곳을 2위인 신라면세점이 차지하게 되면 약 6%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며 롯데면세점의 1위 자리를 턱밑까지 쫓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면세점이 과도한 임대료를 냈기 때문에 부담이 됐을 뿐 인천공항 면세점은 매력적인 사업"이라며 "면세 제도 개혁 이후 처음 이뤄지는 인천공항 면세 특허권 입찰인 만큼 관심이 뜨겁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도 복병이다. 관세청은 최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선고 판결문을 확보하고 본격적인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특허 취소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관세청은 신 회장의 뇌물공여 행위가 관세법 제178조 제2항을 위반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반입 정지 등과 특허의 취소를 규정하고 있는 관세법 제178조 제2항은 부정한 방법으로 특허를 받은 경우 특허를 취소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신동빈 회장은 1심에 불복해 항소를 했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70억원 출연과 관련해 무죄를 입증하지 않는 이상 특허권 취소 위험은 남아 있다.

월드타워점의 시장 점유율은 4.4%로 크진 않지만, 롯데면세점이 명동 본점과 함께 주력 사업장으로 육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악재를 만나 타격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면세점은 관세청의 특허 취소 검토와 관련해 행정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라며 "면허가 취소 여부를 판단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사업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