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서울서 '빈집 정비사업' 위한 첫 실태조사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빠르면 다음달 서울에서 빈집 정비사업을 위한 실태조사가 처음 실시된다. 서울시가 지난 9일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빈집법) 시행에 맞춰 빈집 중점 관리에 나선다.

서울시는 오는 3~4월경 3개 자치구를 선정해 빈집 실태조사·정비계획 수립 시범사업을 시작한다고 20일 밝혔다.

실태조사와 정비계획은 방치된 빈집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제정된 빈집법에 명시된 지방자치단체들의 역할이다. 비용도 서울시와 반씩 부담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 개 자치구당 시비와 구비를 합친 총 예산 2000만~4000만원 가량을 투입해 실태조사·정비계획 수립을 추진할 것"이라며 "협의가 진척된 성북구, 동대문구는 참여가 잠정 결정됐고, 참여 의사를 밝힌 은평구와 종로구 중에 1곳이 추가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빈집법은 '시장이나 자치구청장이 확인한 시점부터 1년 이상 거주자가 없고 사용되지 않는 주택'을 빈집으로 규정했다.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2016년 11월 기준 서울 시내 약 9만5000호)에서 적용되는 빈집의 정의인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주택'과 달리 방치된 기간에 대한 기준이 있어 이번 조사를 거쳐 명확한 정비사업 대상이 확인된다.

서울시는 빠르면 내년 상반기까지 실태조사를 통해 파악된 모든 빈집들에 대한 정비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비계획은 △내부 공간을 칸막이로 구획하거나 벽지·천장재·바닥재 등을 설치 △철거하지 않고 개축·증축·대수선 또는 용도 변경 △철거 △철거한 후 주택 등 건축물을 건축하거나 정비기반시설·공동이용시설 등 설치 등 법이 규정한 빈집 정비사업 시행방식에 맞춰 마련된다.

서울시는 계획이 마련된 일부 빈집은 '빈집 정비사업 모델'로 선정해 철거 이후 주민 커뮤니티 시설 등으로 신축하는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빈집 정비가 가속화되면 낙후 지역 주변 주거 여건이 개선되고 생활 편의시설도 확충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에서는 인구 고령화나 재개발 직권해제 등에 따라 방치된 빈집들이 빠르게 늘고 있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실태조사에서는 조사 시점 이전 수도 요금이나 각종 납세 자료를 활용해 최근 1년 이상 방치된 빈집의 수를 파악할 것"이라며 "우수 빈집 정비사업 모델이 발굴되면 저층 주거지 중심의 도시재생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