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차 협력업체도 상생결제 의무 가시화

상생결제제도/자료제공=대중소기업농어헙협력재단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법률안 소위에서 손금주 소위원장이 최수규 중소기업벤처기업부 차관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17.08.21.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앞으로 상생결제시스템을 통해 대기업과 거래하는 1차 협력사는 재하청 관계에 있는 2·3차 협력사에게 의무적으로 상생결제나 현금결제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상생결제가 2·3차 협력업체까지 확산되면 중소기업의 자금경색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20일 법률안소위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이하 상생협력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상생협력법 개정안은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9월 발의했으나 자유한국당의 보이콧 등으로 국회 일정이 지연되면서 논의가 미뤄졌다. 법 취지와 내용에 대해 여야가 이견을 보이지 않는 만큼 위원회 전체회의를 거쳐 법제사법위원회까지 무리 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빠르면 2월 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도 있다.


상생결제는 원청업체가 채권을 발행하고 은행이 채권담보로 하청업체에 결제대금을 대신 지급하는 제도다. 원청업체가 파산하면 하청업체에 상환책임이 따르는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외담대)이나 대금회수가 불투명한 어음결제보다 훨씬 안전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상생결제가 대기업과 1차 협력업체간 계약에만 집중되고 1차와 2차 협력업체, 2차와 3차 협력업체 등 후순위 하청계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됐다. 상생결제 대금 예치계좌를 운영하는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과 1차 협력업체간 상생결제 금액은 92조5966억원인 반면 1차와 후순위업체간 상생결제 금액은 1조198억원에 불과했다. 대기업이 1차 협력업체에 자금을 풀어주더라도 2·3차 하청업체에까지 도달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상생협력법 개정안은 이같은 현상을 막아 중소기업까지 상생결제의 낙수효과가 나타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특히 재하청계약을 하는 하청업체는 자신들이 원청업체로부터 상생결제를 받은 비율 이상으로 재하청업체에 상생결제나 현금결제를 하도록 구체화했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갑’기업이 ‘을’기업에 결제대금의 30%를 상생결제했다면 ‘을’기업과 ‘병’기업이 재하청계약을 할 때도 30% 이상 상생결제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그동안 적용한 인센티브를 병행해 기업의 상생협력에 대한 자발적 참여를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대기업의 경우 동반성장지수 가산점을, 중소기업의 경우 상생결제 사용액만큼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에 따라 올해부터 중견기업도 세액공제 혜택 대상에 포함됐다. 대중소협력재단 관계자는 “하청업체가 납품대금을 반드시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상생결제가 2·3차 협력업체까지 활성화해 후순위업체들의 대금회수 부담이 줄어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