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稅부담 완화 세제개편 착수…'피터팬 증후군' 막는다

머니투데이

세종=양영권 기자
권혜민 기자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에서 셋째)이 20일 서울 마포 한국중견기업연합회에서 열린 '중견기업연합회 현장소통 간담회'에 참석,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정부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경우 커지는 각종 세금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세법 개정에 착수한다. 기업 규모가 커지면 늘어나는 부담 때문에 성장을 위한 투자를 주저하는 '피터팬 증후군'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중견기업연합회를 방문, 중견기업인들과 만나 "중소기업을 졸업한 후에 여러 세 부담이 증가하는 것으로 안다"며 "세 부담 완화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중견기업들이 혁신성장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 두 가지 면에서 한국 경제와 사회에 큰 기여를 하고 계신다"며 "여러가지 고려와 지원 방안을 많이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견기업은 중소기업이 아니면서 동시에 대기업 계열사가 아닌 기업을 말한다. 매출 400억~1500억원 이상, 자산총액 5000억∼10조원 등의 조건을 갖추면 '중견기업법'에 따라 지정된다.

그런데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비율은 2015년 기준 0.008%에 불과한 상황이다. 중소기업일 때 받던 각종 지원이 중견기업이 되면 축소되거나 배제되는 것도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소속 기업들을 상대로 실태 조사를 한 결과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넘어 갈 때 세제 분야에선 21 건의 부담이 느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세의 경우 과세표준를 계산할 때 이월결손금에 대한 공제를 중소기업은 전액 해 주는데 중견기업은 80%로 제한한다. 상속·증여세를 계산할 때 적용하는 최대주주 또는 최대출자자, 특수관계 주주 주식에 대한 할증 평가나, 일반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경우에도 중견기업이 중소기업에 대해 크게 불리하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세제 개편 때 경력단절 여성을 고용하고 특성화고 졸업자를 복직시킬 경우 경우 세액공제를 받는 대상에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을 추가하는 등 중견기업에 대한 혜택을 추가했지만 공제율 등에서 여전히 차이가 있다.

이와 관련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중견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을 지금부터 본격 검토해 올해 세제 개편안에 담을 계획"이라며 "중소기업 등 보다 열악한 기업들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업계의 어려움을 최대한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