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도 주목하는 엔지켐생명 "올해 일낸다"

코넥스 대장주 엔지켐생명과학 (1,758원 ▼2 -0.11%)이 21일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올해 IPO(기업공개) 시장흐름과 코스닥 이전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다른 코넥스 기업들의 흥행을 전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끈다.


사전흥행은 성공했다. 코스닥 공모청약 증거금이 1조원을 넘었고 청약 경쟁률은 342.31대1을 기록했다. 코넥스 시장에서 형성된 주가는 현재 9만원 안팎으로 지난 연말(5만3300원)보다 70% 가량 올랐다.

◇1조 몰린 엔지켐생명과학, 21일 코스닥 데뷔 =

중요한 것은 코스닥으로 이전한 뒤의 주가 흐름이다. 단기적으로는 시장수급에 따라 움직일 수 있으나,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성장 잠재력을 주목한 시각에 무게를 둔다.

엔지켐생명과학 (1,758원 ▼2 -0.11%)이 연구하고 있는 EC-18은 미국 FDA(식품의약국) 뿐 아니라 글로벌 제약사들도 주목하는 신약후보 물질이다. 녹용 유래 물질을 자체 합성한 EC-18은 방사선, 화학요법 등 암 치료 효과를 크게 개선 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진행중인 임상이 성공할 경우 수조원 이상의 시장이 열릴 수 있다.

홍완기 교수/사진제공=엔지켐생명과학

엔지켐생명과학 특별 자문위원인 홍완기 텍사스대 M.D 앤더슨 암센터 교수는 20일 "엔지켐생명과학이 바이오 부문에서 삼성이나 LG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미국 암학회(AACR) 회장을 역임한 세계적인 석학으로 두경부암 분야에서는 최고의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M.D 앤더슨 최고 책임자로 일했으며 600편 이상의 암 치료와 관련한 논문을 썼다. 미국 암학회는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홍완기 어워드'를 만들었다.

홍 교수는 "암 치료는 방사선이나 화학요법도 중요하지만 이 보다는 환자들의 면역기능을 개선하고, 치료에 대한 내성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암 환자들이 겪는 복합증세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치료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암학회 회장 역임한 홍완기 교수 "바이오업계의 삼성 될 수 있어"

복합증세로는 호중구 감소증이나 구강 점막염이 대표적인데 엔지켐생명과학의 EC-18은 깨진 면역체계를 정상화시키는 기능이 있어 치료에 획기적인 기능을 한다는 것이 홍 교수의 평가다.

호중구는 백혈구 성분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데 암 치료 과정에는 급격히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다양한 합병증이 생긴다.

기존 치료제인 '암젠 G-CSF'가 호중구를 단순히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면, EC-18은 호중구가 빠져나가지 않게 하는 방식이다. 구강 점막염도 암 환자 상당수가 겪는 복합증인데, 입 안에 염증이 생겨 식사를 못하고 이로 인한 고통이 커 암 치료 중단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홍 교수는 "기존 항암치료제와 EC-18을 복합해 사용할 경우 획기적인 시너지가 난다는 분석도 있다"며 "특정 케이스의 경우 수년 이상의 수명연장 효과가 예상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종의 칵테일 요법인데 EC-18은 천연물 유래 신약이라 기존 항암제와 함께 써도 부작용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암 외에도 다양한 질환, 질병에 적용될 수 있어 전망이 무척 밝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FDA도 EC-18의 기능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FDA는 지난해 EC-18을 급성방사선증후군(Acute Radiation Syndrome, ARS) 치료제 적응증 희귀의약품 지정(Orphan Drug Designation, ODD)을 결정했다.

◇美FDA도 주목하는 EC-18 올해 일낸다

희귀의약품은 FDA에서 미국 내 환자 20만명 이하에서 나타나는 질환 중 치료제가 없거나 기존 치료제보다 월등한 효능 또는 획기적인 부작용 경감이 있는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도다.

홍 교수는 "EC-18의 경우 임상과 관련한 패스트 트랙 선정여부, 글로벌 라이센싱 등이 앞으로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며 "올해는 그간 연구에 대한 성장결실이 잇따라 나올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그는 "엔지켐생명과학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연구들이 신약개발의 성과로 이어진다면 글로벌 신약업체 제넨텍에 비견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제넨텍은 글로벌 바이오 업체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낭포성 섬유증 치료제 개발에서 시작해 항암치료 등 다양한 신약개발로 이름을 높였다. 2009년 스위스 로슈에 50조원 밸류에이션으로 인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