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 펀드매니저 근속기간 8년…10대 운용사중 '최장'

국내 10대 자산운용사 중 펀드매니저의 인력 이탈이 가장 낮은 운용사는 신영자산운용이다. 펀드매니저 1인당 평균 근속 기간이 8년에 달한다. 10대 운용사의 평균 근속 연수가 5년여인 점과 비교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펀드매니저의 경우 각 운용사에서 우수 인재를 영입하거나 창업 등을 이유로 이탈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기준 신영자산운용 소속 펀드매니저의 평균 근무기간은 7년10개월(평균 경력 8년6개월)로 10대 자산운용사 중 가장 긴 근속 연수를 기록했다.

평균 경력은 펀드매니저 1인이 운용회사에서 펀드매니저로 근무한 총 평균 기간을, 평균 근무 기간은 현재 회사에서 펀드매니저로서 근무한 평균 기간을 의미한다.

설정액 기준 국내 10대 운용사의 전체 펀드매니저(288명) 평균 경력은 7년이며 한 회사 당 평균 근무 기간은 5년5개월 수준이다. 펀드매니저 평균 경력도 적지 않은 신영자산운용의 근속 연수가 2년 이상 많은 셈이다.

신영자산운용에서 전체 경력과 근속 기간이 일치하는 매니저는 전체 15명 중 12명이나 된다. 허남권 대표는 21년6개월, 박인희 배당가치본부장 18년, 원주영 마라톤가치본부장17년4개월, 김대환 주식운용부문장 16년9개월, 김화진·고도희 선임 11년4개월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허 대표는 신영자산운용의 역사와 같이 한다. 1996년 8월 신영자산운용의 창립 멤버로 합류한 허 대표는 20년이 넘은 현재 CIO(최고투자책임가)이자 대표 자리까지 올랐다.

신영자산운용의 낮은 이직률은 직원들의 자긍심에서 나온다는 평가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신영자산운용의 경우 펀드매니저들이 자기 실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며 "지금 당장 펀드 수익률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함께 간다는 철학이 깔려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성 펀드매니저의 비율도 가장 높다. 신영자산운용은 남성 1명당 여성 0.91명의 성비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허 대표는 펀드매니저의 업무 특성을 고려해 재택근무를 검토하고 나서기도 했다. 허 대표는 이를 '시간'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허 대표는 "펀드 운용은 회사와 펀드, 펀드매니저가 동행하는 것으로 팀플레이가 굉장히 중요한데 오랜 기간 투자 철학을 공유하면서 업무 적합도가 잘 맞춰진 것 같다"며 "특히 장기 평가를 통해 펀드매니저가 소신껏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게 오랜 근속 연수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매니저 평균 근속 기간이 7년2개월로 가장 많았고 키움투자자산운용(6년8개월), 동양자산운용(6년7개월) 한국투자신탁운용(6년2개월) 등 순이었다.

반면 한화자산운용은 펀드 매니저 근속 연수가 10대 자산운용사 중 가장 짧았다. 펀드매니저들의 평균 경력은 7년8개월이지만 평균 근무 기간은 4년3개월에 불과하다.

이는 최근 펀드매니저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생긴 차이이기도 하다. 지난해 2월 기준 한화자산운용 펀드매니저 수는 11명이었지만 이달에는 28명으로 늘어났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2016년 말 한화생명이 보유한 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 운용을 100% 전담하게 됐고, 지난해 대체투자 부문까지 이관되면서 관련 매니저들이 충원돼 인원이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