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온라인 부정거래도 머신러닝으로 잡는다

신한카드가 해외 오프라인 결제에만 적용하고 있는 인공지능(AI) 기반의 ‘머신러닝 FDS’(부정거래방지시스템)를 국내외 온라인 결제 영역으로 확대한다. 4차산업 혁명시대에 발맞춰 AI 등 신기술 활용을 통해 신용카드 결제환경의 안전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21일 “머신러닝 FDS를 해외 온라인, 국내 온라인 결제, 불법 현금융통(카드깡 등) 등으로 확대 적용하는 기술을 지난해 12월 초부터 개발해 다음달 안에 완료할 계획”이라며 “오는 4월부터는 국내 오프라인을 제외한 전 결제 영역에 도입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6월 카드업계 최초로 FDS에 머신러닝 기법을 도입했다. 기존 FDS의 경우 관리자(사람)가 사전에 입력한 부정거래 패턴을 기반으로 카드 부정사용을 적발하는 방식으로 기존 패턴과 다른 부정거래는 잡아내는데 한계가 있었다. 반면 머신러닝 FDS는 컴퓨터가 기존 부정거래 패턴 정보를 바탕으로 스스로 학습해 새로운 패턴의 부정거래까지 감지가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해외 오프라인 결제 영역에서 머신러닝 FDS를 운영한 결과 신용카드 부정사용 발견 적중률이 89.5%에서 95%로 6.5%포인트 상승했다. 부정사용 발견 적중률이 올라가면서 부정 사용이 의심되는 결제 신고에 대한 심사 건수는 같은 기간 25% 감소했다.

오는 4월부터 새로 적용되는 결제 영역에서는 머신러닝 FDS의 효과가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해외 온라인 결제의 경우 심사 건수가 현재보다 37%, 국내 온라인 결제에서는 약 40%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카드깡 등 불법 현금융통의 경우 차단할 수 있는 부정거래 규모가 기존보다 60%가량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머신러닝 FDS를 통한 비용 절감 효과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국내 오프라인 결제까지 머신러닝 FDS 범위를 확장해 AI로 모든 부정거래를 잡아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른 카드사들도 FDS에 머신러닝 기법을 이용한 부정거래 방지체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술 개발에 나섰고 현대카드는 카이스트와 협업을 통해 시스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머신러닝 FDS 확대를 시작으로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이 올해 핵심 과제로 내건 디지털 혁신도 가속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임 사장은 창립 10주년인 지난해 신한카드를 국내 10대 디지털기업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힌데 이어 올해 신년사에서는 “신한 판(FAN) 플랫폼의 가치 창출을 본격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디지털 기술을 통한 업무 프로세스 간소화 및 비용 효율화 등을 중점 사항으로 제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