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도 성장중심 패러다임에 발목"…사회정책 변화 논의 본격화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사람중심 사회로의 패러다임 전환과 사회정책’ 당·정 토론회에서 김상곤(왼쪽 세번째) 사회부총리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회가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에 포함된 노동시간 단축, 아이돌봄 지원확대, 결혼·출산에 친화적인 환경조성 등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사회정책 논의를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는 20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교육부와 함께 '사람중심 사회로의 패러다임 전환과 사회정책' 당·정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는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총리, 김민석 민주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압축성장으로 발전해온 한국 사회를 되돌아보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사회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정책 변화 방향에 대한 논의했다. 이들은 압축성장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과도한 노동시간, 사회경제적 불평등 등을 짚으며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해결책을 내놨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김 정책위의장은 "우리 경제는 이제 연평균 3%대의 성장세 접어들고 1인당 국민소득 역시 3만달러 진입 눈앞에 있다"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부작용 역시 여전한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과도한 노동시간으로 인한 △피로감 △일과 가정의 불균형 △저출산 △지역·계층간 불균형 △사회 양극화 등을 과도한 압축성장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지적했다.


그는 "이런 문제는 교육과 고용, 기회불균형으로 이어질만큼 심각하다"면서 "이런 문제를 해소하고 지속적 성장 사회 만들기 위해 사람중심, 삶의 질 중심, 사회균형 성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 역시 "4차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양적성장 전략이 한계에 직면했다"며 "저성장과 경제적 불확실성이 더 심화될 거란 우려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족한 안정망으로 인한 갈등이 심각해지기 전에 지혜를 모아 성장 혜택이 공정하게 돌아가는 상생과 공존의 포용적 성장 방안을 마련해나가야 할 것"이라며 "이번 토론회가 사람 중심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역할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참석자들은 이를 위해 사회복지의 개념도 크게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차 산업혁명 등으로 급변하는 세계에서 빈곤층, 노인, 실업자 등 사회 취약계층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는 소극적 의미의 사회정책으로는 효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김호기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사회정책은 사회복지 뿐 아니라 노동, 교육, 의료, 주택 등을 모두 포괄해야 한다"며 "사회구성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관련되는 모든 영역 포괄하는 적극적 의미의 정책을 구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토론자로 나선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문 정부도 아직 성장중심 패러다임에 상당부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성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에 국가정책의 핵심을 경제부처가 모두 맡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 과정에서 노동이 자연스럽게 억압된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러면서 "국가, 시민사회, 정치권이 포함되는 새로운 거버넌스와 사회정책 패러다임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경제관료와 재벌 중심의 정책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날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새로운 국가 성장 전략과 사회정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는 "국민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는 사회 균형 성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자 한다"며 "당이 나서서 정책 발굴하고 당정이 함께 추진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