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KEB하나銀, 금감원장 발언에 "가상통화 거래, 신중 검토"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변휘 기자

임종철 디자이너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가상통화 거래실명제 거래를 독려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이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20일 밝혔다.

이날 최 원장은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가상통화 거래실명제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쓰지 않고 있는 국민·KEB하나은행은 (거래를)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국민·KEB하나·신한·NH농협·IBK기업·광주은행 등 6개 은행이 가상통화 거래실명제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중 가상통화 거래사이트와 계약을 맺고 가상통화 실명계좌를 발급해주고 있는 곳은 신한·농협·기업은행 등 3곳이다.

국민·KEB하나은행 등이 시스템을 구축하고도 가상통화 실명계좌를 발급하지 않은 것은 자금세탁 우려 때문이다. 정부가 신규 가상통화 거래사이트와의 계약과 신규 회원에 대한 가상통화 실명계좌 발급은 은행의 자율적 판단에 맡긴다고 했지만 철저한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당부하면서 은행들은 선뜻 나서기 어려웠다. 특히 가상통화 거품 논란과 가상통화 거래사이트에 대한 신뢰 문제가 불거지면서 가상통화 거래사이트에 대한 철저한 검증 필요성이 커졌다.

금감원장이 독려한 만큼 조만간 은행들은 신규 가상통화 거래사이트와 계약을 맺는 걸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철저하게 검증이 필요한 만큼 당장 가상통화 거래사이트와 계약을 맺고 가상통화 실명계좌를 발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상통화 거래사이트가 은행과 계약을 맺고 가상통화 실명계좌 발급에 나서면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이기 때문에 은행은 더욱 신중한 모습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까지 가상통화 거래사이트와 제휴를 검토하지 않았지만 금감원장 독려가 있었으니 심사숙고해 가상통화 거래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