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잇는 소비재株 톱픽 '신세계', 지금 사기엔?

올 들어 국내외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소비재 기업들이 수혜주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주식시장의 상승랠리를 이끌었던 IT와 바이오주의 바통을 넘겨받을 주자로 소비재주가 꼽히는 가운데 연초부터 공격적 경영 행보를 보이는 신세계 (163,700원 ▼700 -0.43%)가 특히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기대감을 선반영해 신세계 주가가 이미 상승세에 올라탔지만 추가 성장 여력이 충분한 만큼 '지금이라도 사야한다'는 쪽에 몰표를 던지고 있다.


신세계는 21일 코스피시장에서 전일 대비 6000원(1.9%) 오른 32만3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신세계 주가는 중국이 사드 보복의 일환으로 시행했던 '금한령'(禁韓令)을 부분 해제한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본격 반등해 최근까지 40% 넘게 올랐다. 올 들어서만 약 12% 오르며 호조세를 지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재주가 올해 주식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신세계를 '톱픽'(최우선 선호주)으로 꼽으며 일제히 매수를 권하고 있다. 업황 회복이라는 외부 요인과 신세계 자체의 성장동력이 시너지를 내면서 경쟁사 대비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10을 기록, 전년 동기(93)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세부적으로 소비 지출전망과 전체가계수입전망이 각각 109.4와 105.19로 지난해 4월 이후 개선세가 유지되는 모습이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을 넘으면 앞으로 생활형편이나 경기, 수입 등이 좋아질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소비자심리지수의 회복은 실제 소득이 증가세를 보이는 데서 기인한다. 지난해 3분기 이후 소득분위별 가계소득은 상위 20%를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 1분기부터는 최저 임금 상승의 영향으로 소득 하위인 1~2분위 가계의 소득도 증가세로 반전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10년만의 가계소비지출 회복'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는 인플레이션, 최저 임금 인상 등 소득 증가를 기본으로 한 소비가 본격화하면서 유통, 소비재 기업들이 상승장세를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유통, 소비재쪽으로 유입되는 외국인 순매수 물량이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미 추세적인 이동은 진행 중이며 그 주에서도 특히 공격적인 투자로 경쟁사 대비 상승 여력이 높은 신세계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신세계는 M&A를 통한 사업 확대,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한 자금 확보 등 연초부터 분주히 움직이며 올해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달 24일 가구·인테리어 기업 까사미아 지분 92%를 1837억원에 인수키로 함으로써 사업영역 확대에 나선다는 향후 경영 방침을 발표했다. 그로부터 이틀 뒤인 같은 달 26일에는 이마트와 합작해 온라인 신설법인을 만들어 소비패턴 변화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외부로부터 1조원 이상의 투자자금도 유치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까사미아는 가구보다 인테리어 소품에 강점을 갖는 회사로 신세계의 까사미아 인수는 인테리어 소품 사업 확대를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며 "높은 직영매장 비율, 우수한 디자인 경쟁력 등을 감안할 때 까사미아의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일찍이 인테리어 편집숍 '피숀'을 론칭, 운영하는 등 인테리어 소품 사업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 까사미아의 전체 매출에서 인테리서 소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대로, 여타 가구업체들에 비해 높은 편이다.

신세계가 온라인 시장에서 성과를 본격화하기 위해 이마트와 손을 잡기로 한 것 역시 향후 주가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온라인 시장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까지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때문에 경영자 입장에서 확신을 갖고 관련 투자를 지속할지 여부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맹점이 있다. 신세계는 이마트와 온라인사업부를 합병하고 외부 투자를 유치함으로써 이같은 고민으로부터 한층 자유로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자본투자 금액과 성장률, 향후 기여도 등을 감안할 때 신설법인에 대한 이마트의 지분율이 신세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레버리지 효과는 시가총액이 더 적은 신세계가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며 "현재주가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12MF PER) 12.5배로 여유있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상승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