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CT 경쟁력 높이려면 관련 법 규제 개선 필요"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해외 IT 기업 공세에 맞서 국내 ICT 경쟁력을 높이려면 관련 법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실, 김성수 의원실, 김해영 의원실과 인터넷기업협회는 21일 국회의원회의실에서 '글로벌IT기업의 공세와 세계 각국의 디지털 주권 보호노력'이란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전성민 가천대학교 교수는 "최근 가파른 성장을 보이는 중국의 IT산업 변화 요인을 보면 국내와는 다른 정책을 확인할 수 있다"며, "중국 정부는 새로운 산업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으면 선(先) 허용·후(後) 보완 형태의 시스템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이런 정책은 새로운 산업을 적극 육성하게 했고, 산업 간 경계를 허물어 정부·기업·학계가 협업하는 체제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전 교수는 "국내도 기업과 정부가 협업하는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온·오프라인 융합 신산업 활성화를 위한 인수합병 규제 완화와 기존 산업을 보호하는 법 제도는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 예로 중국의 텐센트를 꼽았다. 텐센트는 공격적 인수합병으로 중국 게임시장을 장악했다. 2006년에서 2015년까지 34개의 기업 인수를 추진했으며, 투자액만 3조 1413억원에 이른다.

심우민 경인교육대학교 교수도 ICT 관련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심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의 ICT 법제는 필요에 따라 임시방편으로 형성돼 왔기 때문에 복잡한 규범 체계를 가지고 있다"며, "국내외 기업 규제 형평성 확보와 이용자 보호 차원의 디지털 주권 확립을 위한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혁신 방향으로 △상시적 제도적 평가체계 구축 △사회적 협의 및 조정 토대 마련 △국가적 차원의 단계적 전략 구사 등을 제시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다른 토론자도 크게 틀리지 않은 의견을 냈다.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변호사는 "디지털 주권의 발현은 입법권, 행정권, 사법권과 같은 정부 공권력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어, 정부는 법령의 제·개정, 행정권 발동 등을 통해 국내 IT 기업의 경쟁력 강화 및 공정한 인터넷 시장 형성을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성탁 한국정보화진흥원 박사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될 때 일정 기간 동안 기존 규제를 면제, 유예시켜주는 규제 샌드박스가 있는 것처럼, 디지털시대 디지털주권의 확보를 위한 주권 샌드박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