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난사 이후 첫 사형 판결, 사형수 57명 수감중

딸의 친구 여중생을 추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어금니 아빠' 이영학(36)에게 21일 오후 서울 도봉구 북부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사형이 선고됐다. / 사진=뉴스1

여중생 딸의 친구를 살인하고 사체를 유기해 구속기소 된 소위 '어금니 아빠' 이영학(36)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선고됐다. 사형 판결은 GOP(일반전초) 총기 난사 최종 판결 이후 2년 만이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이성호 부장판사)는 21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간 등 살인, 추행유인, 사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영학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결심 공판에서 이영학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영학에 내재한 왜곡된 성 의식이 문제가 된 중대 범죄"라며 "죄질이 무겁다"고 사형을 구형했다.

최근 수년간 법원은 검찰이 사형을 구형해도 판결에서는 사형 선고를 내리지 않는 경향이 강했다. 이번 이영학 선고를 앞두고도 무기징역이 나올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지난해 10월 수면제로 아내를 재운 뒤 약물을 먹여 살해한 혐의로 의사 A씨(47)에게 1심에서 사형이 구형됐으나 재판부는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지난해 11월에도 골프연습장 주차장에서 40대 주부를 납치한 뒤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심천우(32)에게 사형이 구형됐으나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하지만 이날 재판부는 이영학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무기징역으로는 응당한 징벌이 되지 않는 패륜적이고 몰인간적 행위였다고 판단했다. 이날 재판부는 "준엄한 법과 정의의 이름으로 사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추악하고 몰인간적인 행위로 우리나라 전체를 분노하게 하고 딸은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다"며 "'어금니 아빠'라는 호칭으로 가증스럽게 후원을 받아 정상적인 기부도 현격하게 줄어 드는 등 사회적으로도 쉽게 회복할 수 없는 불신을 낳았다"고 양형사유를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인 이영학은 앞으로 교화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회로 복귀할 경우 더 변태적인 범행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고 사회적 공포와 불안감도 감출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최근 있었던 사형 선고는 2016년 2월 대법원의 'GOP 총기 난사' 사건 선고였다. 2014년 6월 강원 고성군 22사단 GOP에서 총기를 난사해 5명을 살해한 혐의(상관 살해 등)로 기소된 임모 병장(29)에게 대법원이 원심의 사형 판결을 확정했다.

이밖에 사형 선고를 받은 사례는 사회적 공분을 산 연쇄살인범 등이다. 유영철 연쇄살인사건(2004년 사형선고), 강호순 연쇄살인사건(2009년 사형선고) 등이 대표적이다.

2010년 부산 여중생을 납치 살해한 김길태와 2012년 수원에서 토막살인을 저지른 오원춘은 사회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우리나라는 1997년 이후 사형 집행을 하지 않아 사실상 '사형제 폐지국가'로 분류된다.

법무부에 따르면 현재 사형을 확정 받아 수감 돼 있는 사형수는 총 57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