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선고 '어금니아빠'…재판부, 교화 가능성 없어 격리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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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친구 여중생을 추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어금니 아빠' 이영학(36)이 21일 오후 서울 도봉구 북부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 News1 오대일 기자

여중생의 딸의 친구를 추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하는 극악무도한 범행으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던 '어금니 아빠' 이영학(36)에게 1심 법원이 사형을 선고했다. 법원의 사형선고는 지난 2016년 일반전초(GOP) 총기난사 사건 이후 2년 만이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이성호)는 21일 미성년자유인과 사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영학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가 이처럼 사형을 선고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판부는 이날 "다각적 전제에서 법의 입법취지와 제반 양형조건을 참작하고 피해자 및 유족에 대해 마땅히 갖게 될 공감과 위로를 포함해 형을 정했다"며 "준엄한 법과 정의라는 이름으로 영원히 우리사회로부터 격리하기 위해 사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이영학의 사형선고는 GOP에서 총기난사를 벌인 혐의로 기소된 임 병장 이후 2년 만이다. 임 병장은 2014년 6월 강원 고성군 22사단 GOP에서 총기를 난사해 5명을 살해한 혐의(상관 살해 등)로 기소, 대법원은 2016년 2월 사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2000년 이후 최근까지 법원의 사형선고는 감소되는 추세를 보였다. 법원은 검찰이 사형을 구형해도 생명권의 존중, 국제사회의 사형제 폐지 흐름버에 따라 대부분 징역형을 선고해 왔다. 한 예로 지난해 9월 아내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뒤 약물을 투여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의사에게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그럼에도 이영학에 대해 재판부가 사형을 선고한 배경에는 '교화 가능성'과 '격리의 필요성' 이 크게 작용했다는 시각이 자리잡고 있다. 이날 이영학의 각종 혐의를 조목조목 언급한 재판부는 이영학이 딸의 친구 A양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추행, 살해한 뒤 유기한 행위에 대해 "범행 내용만으로도 지극히 비인간적이고 잔인하다"며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조차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영학이 범행 후 수차례 반성문을 제출한 것에 대해서도 "진심 어린 반성에서 우러난 것이라기보다 조금이라도 가벼운 벌을 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위선적인 모습"이라고 꾸짖었다.

법원은 또 이영학이 자신의 부인 역시 각종 범행의 대상으로 삼은 행위와 관련해 "부인을 아끼거나 사랑했다고 도저히 볼 수 없고, 부인은 사망할 때까지 비인간적이고 패륜적인 가학의 대상이었다고 짐작된다"며 "우리사회 전체를 공분에 휩싸이게 했고 딸 역시 악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재판부는 이같은 판단에 따라 이영학이 과시적 성향, 타인조정 욕구, 변태성욕 장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법원은 각종 범죄를 따져봤을 때 이영학에게 교화 가능성이 없고, 이에 따라 격리가 필수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석방되면 형을 죽이겠다고 하는 등 교화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앞으로) 더욱 잔혹하고 변태적 범행을 저지르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석방과 사면 가능성을 제외하고 절대적인 종신형이 없는 상황에서 무기징역 선고는 사형을 대체하기 어렵다"며 "비록 이영학에게 어떠한 형을 내린다고 해서 유족이나 피해자의 피해가 회복되는 것은 아니지만 피고인의 범죄와 형벌 균형, 잠재적 범죄에 대한 경고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날 1심 법원이 사형을 선고했지만 실제 사형이 집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이영학은 아직 항소심과 상고심이 남아 있지만 지난 2000년 이후 대법원에서 사형선고가 확정된 범인은 이영학을 제외하고 16명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사형집행은 1997년 12월30일이 마지막이었다. 20년 넘게 사형집행이 없었다는 점에서 사실상 한국은 '사형제 폐지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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