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방국과 무역전쟁 벌이는 건 모욕적인 일"

머니투데이

김영선 기자

19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열연공장에서 생산된 열연코일이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 미국 상무부가 한국과 중국산 수입 철강제품에 고(高)관세를 부과해야한다는 내용의 무역확장법 232조 검토 보고서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철강협회 및 업계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철강협회 등에 따르면 국내 철강업체들의 대미 수출 규모는 350만톤 규모로 전체 철강 수출량의 12%를 차지한다.2018.2.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방국에까지 '보복 관세'를 매기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가 "모욕적인 일"이라고 비판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이 규제의 명분으로 '국가 안보'를 거론한 데 대해 WP는 21일(현지시간) 사설에서 "군수 공장들이 수입하는 미국산 철강은 전체의 3%밖에 안 된다"며 "(군사물품 제조에 쓰이는) 철강의 상당량은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는 캐나다나 한국, 일본으로 수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주도의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한국, 일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건 매우 중요한데 트럼프 행정부가 이들과 무역 전쟁을 벌이겠다는 건 설명이 불가능하고 모욕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WP는 이어 "더욱 심각한 건 로스 장관의 권고가 실제로 이행된다면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의 대통령들이 수십년간 구축해온 국제 무역법의 전체 구조를 망가뜨릴 수 있다"며 "국가 안보를 보호주의를 위한 구실로 사용하는 건 다른 무역 상대국의 '맞대응(tit-for-tat)'을 야기한다"고 질타했다.

WP는 "통상 관세와 할당은 역효과를 낳는 것으로 입증됐다"며 "이번 조치는 철강과 알루미늄을 생산하는 소수 회사의 시장점유율을 보장하기 위해 다수의 회사와 이들이 만드는 제품을 직/간접적으로 소비하는 가정의 비용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