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에 채권·주식 시장 엇갈린 반응 '왜'

미 연준 전경/사진=블룸버그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 발표 직후 채권과 주식시장이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채권 금리는 추가 금리인상 전망 고조에 상승(채권 가격 하락)했지만 증시는 안도감에 힘입어 상승했다. 다만 채권 금리 상승 영향에 발표 직후 오르던 뉴욕 증시도 결국 하락 반전했다.


CNBC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지난달 30~31일 열린 FOMC 회의 의사록이 발표된 직후 주식과 채권 시장이 상반되게 반응했다. 의사록 발표 직후 뉴욕증시는 상승했다. 반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장중 4년 고점인 2.95%로 상승했다. 채권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이는 주식과 채권 시장이 각각 의사록의 다른 대목에 주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선 주식시장이 의사록 발표 직후 오른 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에 대해 지나치게 우려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FOMC 위원들은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광범위한 임금인상이 일어나는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오르지 않으면 시장이 우려하는 금리인상 '가속' 가능성이 낮아진다.

반면 채권시장은 의사록에 담긴 긍정적인 경기 진단을 주목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FOMC 일부 위원들은 감세로 인해 경제성장률 상방리스크(전망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또 다수의 FOMC 위원들은 "강력한 경제성장률 전망이 더 점진적 정책결정을 적절한 것으로 만들 가능성을 높인다"고 밝혔다. 연준은 올해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세 차례로 제시했는데 이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오르던 증시도 채권 금리 상승 등의 영향을 받아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우지수는 의사록 발표 직후인 오후 2시쯤 300포인트 상승했으나, 166포인트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다. 아트 카신 UBS 뉴욕증권거래소 담당 책임자는 "처음엔 (통화부양책을 중시하는) 비둘기 성향에 집중했다가 이후 잠시 기다려보자는 심리가 발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 반응에도 불구하고 이번 의사록이 특별히 새로운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달 FOMC는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의 마지막 통화정책회의였던 만큼, 지난해 12월 FOMC와 비교해 크게 다른 경기 진단이 담기기 어려워서다. 따라서 이달 취임한 제롬 파월 의장의 첫 FOMC(3월 20~21일) 전까진 연준의 '속내'를 속단하기 이르다는 주장이다.

워드 맥카시 제프리스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이 의사록에 반응하긴 했지만 의사록이 새로운 무엇을 드러낸 건 없다"며 "의사록에서 더 숙고해야 할 게 많지는 않다. 지난해 12월과 1월 의사록 사이에 심오한 변화는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옐런의 마지막 회의였던 지난달 FOMC에서 새로운 걸 보길 기대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3월 회의(다음 FOMC) 후 연준이 발표하는 전망에서 올해 금리인상 횟수 등에 대한 정보를 더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