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법관대표회의' 상설화 오늘 의결…일선 판사, 사법행정 참여

/사진=뉴스1

대법원이 22일 대법관 회의를 열고 지난해부터 논의돼 온 '전국법관대표회의' 상설화 규칙을 의결한다. 앞으로 전국법관대표회의는 판사들의 의견을 전달하는 통로로서 대법원장에 대한 자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대법원장의 성역이었던 사법행정에 일선 판사들도 일부 참여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관 13명은 이날 오전 9시 30분 대법원 청사 11층 대회의실에서 대법관회의를 열고 전국법관대표회의 상설화 등에 대한 규칙안을 논의한다.

전국법관대표회의 상설화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이미 찬성 의견을 낸 바 있고 김 대법원장 역시 전향적인 입장이라는 점에서 의결에는 문제가 없어보인다.


규칙이 의결되면 ‘전국법관대표회의’는 명확한 법적 근거를 갖게 된다. 규칙의 세부 내용에 따라 권한이 명확해지고 다룰 수 있는 안건의 범위도 정해진다.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원장에게 자문하는 것 외에 더 큰 권한이 있는 것은 아닐 것으로 보이지만 제도화되는 것만으로도 그 의견이 더 중요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조직법에 따르면 대법관 회의는 대법관으로 구성되고 김 대법원장이 의장을 맡는다. 대법관 전원의 3분의 2 이상의 출석과 출석인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김 대법원장 역시 의결에서 표결권을 가지며 만약 찬반이 같은 표가 나올 경우에는 결정권을 가진다. 다만 대법관 회의는 비공개로 이뤄진다. 규칙의 세부적인 내용은 의결 후 규칙의 시행일에 따라 내부에 공지된다. 그 전에 내용을 알릴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해 6월19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계기로 열렸던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의결안을 통해 "사법 행정에 관한 법관들의 참여기구로서 선출된 법관들로 구성되고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가칭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상설화돼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그러면서 대법원 규칙으로써 ‘전국법관대표회의(가칭)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것을 건의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해 6월28일 이를 받아들이면서도 함께 의결된 블랙리스트 추가조사는 거부해 파장이 일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김 대법원장은 추가조사위를 출범시켰고 조사 결과 법관들에 대한 사찰 정황을 담은 다수의 문건을 찾아냈지만, 이를 블랙리스트의 존재와 연결짓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