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호황 덕분에…日 자살률·범죄율 '뚝'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일본 범죄 건수(검정), 실업자수(단위: 백만건, 백만명)/자료=블룸버그

일본 연간 자살자 수(단위: 천명)/자료=블룸버그

일본이 모처럼 맞은 경기호황 덕분에 자살률이 뚝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2003년부터 줄곧 자살률 1위를 기록 중인 한국과 딴판이다.

일본 경제는 지난해 4분기까지 8분기 연속 성장했다. 12분기에 이르는 경기확장이 끝난 1989년 이후 28년 만에 맞은 최장기 호황이다. 그 사이 일본의 자살자 수는 1991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자살자 수는 2009년 1월 연간 3만2800명을 정점으로 지난해 1월엔 2만1300명까지 줄었다.

자살률뿐 아니라 범죄율도 낮아졌다. 일본 경찰청은 최근 지난해 일어난 범죄 건수가 91만5042건으로 전후 가장 적었다고 발표했다. 범죄율은 실업률과 함께 떨어졌다. 일본의 실업률은 지난해 12월 현재 2.8%, 유효구인배율은 44년 만에 최고인 1.59배에 달했다. 구직자 1인당 1.59개의 일자리가 있다는 얘기다.

일본 범죄 건수(검정), 실업자수(단위: 백만건, 백만명)/자료=블룸버그

타쿠모리 아키요시 스미토모미쓰이 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회복이 범죄율 저하를 부추기고 있다"며 "안정적인 일자리가 있다면 훔칠 필요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일본 내 절도 건수는 2010년 4000건이 넘었지만 지난해엔 1800건대로 줄었다.

범죄가 줄면서 일본인들의 안전의식도 높아졌다. 일본 사회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이의 비중이 2004년 42.4%에서 지난해 80.2%로 높아졌다. 잃어버린 지갑을 되찾을 가능성도 2001년 32.6%에서 2016년 44.4%로 높아졌다고 한다.

키리우 마사유키 일본 도요대 사회심리학 교수는 모든 게 낙관적이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범죄율이 낮아지긴 했지만 범죄 유형이 바뀌면서 노인 등 취약계층을 상대로 한 사기 범죄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2010년 이후 금고털이는 꾸준히 줄었지만 노인을 상대로 한 전화 사기 등의 범죄는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