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도움 되고 싶어서…복숭아씨 열쇠고리 2800개 제작한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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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복 강원 춘천시 신사우동 제1경로당 노인회장(80)이 22일 오전 자신의 집에서 뉴스1 강원취재본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18.2.22/뉴스1 © News1 김경석 기자

"나도 올림픽에 도움이 되고 싶은데 지압용 복숭아씨 장식품처럼 쓸 사람 있으면 전해주시게"

강원 춘천시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지압용 복숭아씨 열쇠고리 2800개를 손수 만들어 전달한 80대 노인이 있다.


주인공은 안동복 신사우동 제1경로당 노인회장(80)이다. 안 회장은 지난해 6월 도문화도민운동협의회를 직접 방문해 자신이 만든 복숭아씨 열쇠고리를 건네며 올림픽 붐업을 위해 2018개를 만들겠다고 자처했다.

이후 안 회장은 정성껏 말린 복숭아씨와 살구씨를 이용해 직접 열쇠고리를 만들어 지난해 12월쯤 계획된 수량보다 더 많은 2800개를 만들어 전달했다.

도문화도민협의회는 열쇠고리와 함께 안 회장의 깊은 사연이 담긴 편지를 예쁜 포장지에 동봉해 올림픽 붐업 행사 시 참석자들에게 나눠줬다.

강원도문화도민운동협의회 관계자가 안동복 강원 춘천시 신사우동 제1경로당 노인회장(80)이 만든 복숭아씨 열쇠고리를 포장하고 있다. (강원도문화도민운동협의회 제공) 2018.2.22/뉴스1 © News1 김경석 기자

뉴스1 강원취재본부는 22일 안 회장을 만나 복숭아씨 열쇠고리를 만들게 된 사연에 대해 들어봤다.

춘천에서 태어난 안 회장은 지난 1965년 가족들과 함께 양구지역으로 이주했다. 하지만 이듬해 홍수로 발생한 산사태로 부모님과 아내, 딸, 여동생, 남동생 등 가족 8명을 모두 잃었다.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은 안씨는 다시 춘천으로 넘어와 쓰레기를 주워먹으며 어렵게 지내왔다.

그러던 중 복숭아나무 아래에서 문득 복숭아씨가 잡귀를 물러나게 한다는 이야기를 생각해냈다.

그때부터 외로운 현실을 이겨나가기 위해 항상 복숭아씨를 품에 지니며 배고픔이 지나면 베풀며 살겠노라 다짐했다.

이후 운전을 배워 택시·버스 기사로 생활을 하던 중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그는 자신의 다짐을 지키기 위해 신혼집도 없이 웃방살이(셋방살이)하는 등 어려운 형편에도 주변 고아원이나 양로원에 직접 키운 돼지를 잡아 전하는 등 베품의 삶을 실천했다.

그러던 중 인근 춘천농공고(현재 소양고등학교) 교장이 그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듣고 교내 사택에서 지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후 27년간 교장 운전사로 일하면서 형편이 차차 나아지자 옛 생각에 복숭아씨 열쇠고리를 만들어 주변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시작했다.

안 회장은 “복숭아나무 아래서 다짐했던 것을 지키기 위해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열쇠고리를 전해준다”며 “주변에서 복숭아씨를 너무 많이 가져다 줘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다”며 웃음을 보였다.

이어 “올림픽이 열린다기에 부족한 솜씨지만 붐업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열쇠고리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도문화도민운동협의회는 22일 평창군 봉평 전통시장에서 올림픽 붐업을 위해 문화행사를 진행한다.

여기서 농악놀이를 하며 안 회장이 만든 복숭아씨 열쇠고리, 오륜안경 등을 전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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