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실질소득, 2년만에 증가 전환…저소득층 10.2%↑(상보)

머니투데이

세종=박경담 기자

2015년 말부터 뒷걸음질쳤던 가계 실질소득이 2년 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특히 저소득층인 소득 하위 20%의 소득이 크게 늘었다. 저소득층 사정이 나아지면서 소득분배 역시 개선됐다.

통계청이 22일 공개한 '2017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2인 이상 가구 월 평균 명목소득은 444만5156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1% 증가했다. 통계청이 4000가구를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가계 실질소득은 431만3591만원으로 전년보다 1.6% 늘었다. 가계 실질소득은 2015년 4분기부터 8개 분기 연속 감소세였다가 플러스로 전환했다. 가계 구매 여력이 전년보다 양호해졌다는 뜻이다.

실질소득 증가는 이전소득 영향이 컸다. 지난해 4분기 이전소득은 45만3722원으로 전년 대비 8.5%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만 해도 이전소득은 전년보다 1.3% 감소했다. 이전소득은 기초연금, 실업급여 같은 정부 지원과 용돈 등 개인 간 이전을 포함한다.

통계청 관계자는 "2016년 3분기에 있었던 추석 연휴가 지난해에는 4분기에 있어 개인 간 이전소득이 전년보다 증가했다"고 말했다. 문재인정부 복지 정책은 올해 예산안이 집행되기 전이라 본격 반영되진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질 재산소득과 사업소득은 각각 전년보다 7.9%, 6.9% 증가했다. 부동산 호황 덕분이다. 다만 소득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근로소득은 0.6% 감소한 284만4902원으로 조사됐다. 근로소득이 뒷받침되지 않은 실질소득 증가는 문재인정부 경제 노선인 소득주도성장과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득 분위별로 보면 하위 20%인 1분위 명목소득이 150만4820원으로 전년보다 10.2% 증가했다. 1분위 명목소득은 2016년 1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감소세였다가 지난해 2분기 반짝 플러스를 기록한 뒤 다시 떨어졌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 명목소득은 844만9671원으로 2.1% 늘었다.

지난해 4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4.61로 1년 전 같은 기간(4.63)보다 개선됐다. 소득분배지표 중 하나인 5분위 배율은 2016년 1분기 이후 계속 악화하다 8개 분기 만에 나아졌다. 5분위 배율은 5분위 소득을 1분위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소득불평등이 심할수록 5분위 배율은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