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하면 징역 산다…데이트폭력도 처벌 강화(종합)

이숙진 여성가족부 차관이 22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스토킹·데이트폭력 피해 방지 종합대책'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스토킹 범죄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종합대책은 가해자 엄정처벌로 범죄동기 근절, 사건 대응력 제고로 피해자 신변보호, 실질적·체계적인 피해자 지원, 사회적 민감성 제고 및 인식개선 4대 추진 전략에 대해 법무부, 경찰청, 여가부가 14개 세부과제를 부처별로 추진하게 된다. 2018.2.22/사진=뉴스1

앞으로 스토킹 행위에 대한 처벌이 징역 또는 벌금형 수준으로 강화한다. 연인 간 데이트폭력 행위에 대해서도 처벌 수위를 높일 방침이다.


정부는 22일 여성가족부, 법무부, 경찰청 등 관계 부처 합동으로 이같은 내용의 '스토킹·데이트폭력 피해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최근 스토킹, 데이트폭력 사건이 폭행이나 살인으로 이어지는 등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고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 2014년 297건이었던 스토킹 행위는 2016년 555건으로 두 배 가량 늘었다. 데이트폭력도 같은 기간 6675건에서 8367건으로 큰 폭 증가했다.

우선 정부는 가해자의 처벌강화와 피해자 지원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까지 정부안으로 '스토킹처벌법'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스토킹을 범칙금 수준이 아닌 징역 또는 벌금으로 처벌하는 내용이다. 지금까진 스토킹 행위는 경범죄처벌법에 의해 규정돼 있어 처벌이 '10만원 이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에 그쳤다. 입법을 통해 처벌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또 스토킹 범죄의 '정의'와 '범죄유형' 등을 명확히 하기로 했다. 해외 사례를 참고해 상대방 의사에 반해야 하고, 정당한 사유가 없으며, 지속적·반복적으로 상대방에게 불안감을 줘야 한다는 방향으로 규정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조상철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은 입법 추진 배경에 대해 "속담에 '열 번 찍어서 안 넘어가는 나무 없지 않나'라는 얘기가 있었는데 그러지 말라는 취지"라며 "최근 스토킹이 갑자기 살인, 납치 등 강력범죄로 튀는 경우가 있어 더 이상 형사처벌의 바깥 범주에 놔두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기 현장 대응과 재발 방지도 강화한다. 스토킹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행위자와 피해자를 분리시키는 등 응급조치를 해야 한다. 재발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법원이 피해자에 대한 100m 이내의 접근금지, 통신금지 등 잠정조치를 할 수 있게 하고 위반시 형사처벌도 가능하게 했다.

아울러 경찰청은 스토킹도 112신고 시스템 상 '스토킹코드'를 별도로 부여해 관리하고, 신고접수와 수사 등 각 단계별로 '스토킹 사건에 대한 종합대응 지침 및 매뉴얼'을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

데이트폭력 처벌 수준도 높이기로 했다. 지금도 연인관계 간 폭행·상해·협박에 대해 처벌할 수는 있지만, 연인관계를 악용한 데이트폭력 사건의 경우 더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사건처리 기준을 강화해 양형단계에서 적정 형량이 선고되도록 할 계획이다.

가해자에 대해선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모든 스토킹·데이트폭력 가해자에 대해 '서면 경고장'을 배부한다. 폭행과 협박을 수반하는 스토킹에 대해선 형사입건 등 강경 대응하고, 데이트폭력의 경우 피해내용·상습성·위험성·죄질 등을 종합 수사해 구속 등 엄정 대처할 계획이다.

여가부는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강화와 예방교육, 인식개선에 주력하기로 했다. '여성긴급전화 1366' 등을 통해 피해자에 긴급 상담을 제공한다. 일시보호 서비스와 무료 법률 상담, 심리치료도 지원한다.

한편 여가부는 최근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발하는 미투(Me too) 운동과 관련해 다음주 초 관련 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지난해 내놓은 '공공부문 성희롱 방지 대책'의 보완책이 담길 전망이다. 이숙진 여가부 차관은 "정부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행과 문화를 바꾸기 위해 피해사실을 알리고 미투에 참여하신 모든 분들과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며 "미투운동에 대해 더 겸허히 받아들이고 대책을 계속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