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실적, 돌아온 삼양家 '사촌 경영'

삼양그룹 오너가(家)가 그룹 주력 계열사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사촌 경영'을 강화한다. 실적 부진에 빠진 계열사의 실적 반등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사 (51,200원 ▲1,000 +1.99%)는 다음 달 21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김원 삼양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량 삼양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삼양사의 사내이사 구성은 기존 전문경영인(문성환 사장, 박순철 부사장)에 두 부회장이 추가되는 4인 구도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두 부회장은 그룹 지주사인 삼양홀딩스 사내이사진에서는 빠진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삼양홀딩스의 이사후보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삼양그룹은 김연수 창업주의 장남인 고(故) 김상홍 회장이 작고한 뒤 동생인 김상하 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았고 이어 손자 4명(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김량 삼양홀딩스 부회장, 김원 삼양홀딩스 부회장, 김정 삼양홀딩스 사장)이 모두 경영에 참여하는 '사촌 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김윤 회장과 김량 부회장은 고 김상홍 명예회장 아들이다. 김원 부회장, 김정 사장은 김상하 회장 아들이다.

연세대 화학과를 졸업한 김원 부회장은 1988년 삼양사에 입사해 2000년 대표이사 부사장, 2001년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11년부터 삼양홀딩스 부회장을 맡고 있다. 고려대 경제학과 출신인 김량 부회장은 경방에 1986년 입사해 2000년 경방유통 사장을 지냈으며 2002년 삼양그룹으로 돌아와 삼양제넥스 대표이사 사장, 삼양사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2011년부터는 삼양홀딩스 부회장을 맡고 있다.

삼양사 사내이사직에 오너가가 복귀하는 것은 1년 만이다. 김정 사장이 2016년 말 삼양홀딩스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전문경영인으로 사내이사진을 꾸리고 있다.

오너가의 사내이사 복귀는 삼양사의 실적 부진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삼양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17억8609만원으로 전년대비 37.7%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대비 51.2% 감소한 493억1402만원을 기록했다. 2011년 지주사 전환에 따른 재상장 후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후퇴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무너진 실적을 되돌리기 위해 오너가가 핵심 계열사 복귀하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삼양그룹 관계자는 "두 부회장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계열사 사내이사를 맡는 것"이라면서 "김정 사장도 다른 계열사 사내이사를 맡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