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 후공정 검사장비업계 실적 '풍년'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제공=SK하이닉스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들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 확대에 힘입어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올해도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가 잇따를 전망이어서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디아이 (21,100원 ▼3,200 -13.17%)는 지난해 매출액 1521억원, 영업이익 11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각각 38.7%, 110.1% 증가했다. 유니테스트 (15,520원 ▼980 -5.94%)도 매출액 1686억원, 영업이익 330억원으로 같은 기간 각각 44.4%, 184.9% 성장했다. 엑시콘 (26,700원 ▼2,450 -8.40%) 역시 매출액 673억원, 영업익 74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각각 49.3%, 140.9% 증가한 실적을 올렸다.


이들 업체는 반도체 후공정에 사용되는 검사장비를 생산한다. 반도체 제조는 반도체 자체를 생산하는 전공정과 생산된 제품을 검사하고 조립해 완제품을 만드는 후공정으로 나뉜다. 디아이와 유니테스트의 주력 제품은 반도체의 성능과 속도 등을 검사하는 번인(Burn-In) 장비다. 또 엑시콘은 D램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검사장비 등을 생산한다.

반도체 후공정 검사장비 업체들의 실적 증가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라 시설투자를 늘린 덕분이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반도체 생산라인 구축에 각각 27조3000억원, 10조3000억원을 투자했다.

반도체 후공정 검사장비 업체들의 올해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평택 반도체공장 제2 생산라인 건설을 위한 예비투자를 의결했다. 또 SK하이닉스도 지난달 진행된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올해 투자규모를 지난해보다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의 반도체 출하량이 많아지면서 이를 커버하기 위한 후공정 설비도 증가하다 보니 관련 장비의 공급도 늘어났다"며 "지난해에 반도체 업체들이 CAPEX(설비투자)를 많이 했는데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후공정 관련 투자가 발생했는데 올해도 이런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의 설비투자가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주요 고객사가 어디냐에 따라 실적 차이는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