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의 '피겨 퀸'은 누구?…'기술'과 '감성'의 대결

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알리나 자기토바(왼쪽),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가 21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스케이팅 쇼트 프로그램 경기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강릉=뉴스1

올림픽 대미를 장식하는 '피겨 퀸'은 누가 될까. 현재까지는 러시아 출신의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9)와 알리나 자기토바(16) 양강 구도다.

21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메드베데바와 자기토바는 연이어 세계 기록을 경신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둘 다 실수 없는 '클린 연기'를 선보였다.

자기토바는 이날 82.92점(기술 45.30점·예술 37.62점)으로 1위를 차지하며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차이콥스키의 발레 음악 '백조의 호수'에 나오는 음악을 배경으로 우아한 연기를 펼쳤다.

앞서 연기한 메드베데바는 81.61점(기술 43.19점·예술 38.42점)을 받아 세계 기록을 경신했으나 약 20분 만에 자기토바에게 밀려 2위가 됐다. 쇼팽의 녹턴(야상곡)을 배경으로 부드러운 스핀과 스텝을 보여줬다.

둘의 강점은 명확하다. '감성'의 메드베데바와 '기술'의 자기토바의 싸움이다. 메드베데바는 안무·음악해석 등 예술적인 요소를 채점하는 프로그램 구성 점수(PCS)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반면 '신예' 자기토바는 기술 요소를 따지는 점수(TES)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메드베데바는 2014-15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와 2015-16년 세계선수권대회를 잇달아 평정한 첫 여자 선수다. 메드베데바가 세운 세계기록 241.31점은 아직 깨지지 않았다. 이후 2016-2017년 세계선수권을 우승, 대회 2연패를 하면서 김연아 은퇴 이후 피겨 여왕 자리에 올랐다.

자기토바는 주니어 시절 200점을 넘은 첫 선수다. 자기토바는 메드베데바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지난해 러시아선수권과 국제빙상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을 연이어 제패했다. 지난달 유럽선수권대회에서는 메드베데바를 제치고 우승하며 기세가 올랐다.

앞서 치른 팀이벤트에서도 자기토바는 프리스케이팅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여자 싱글 쇼트에서도 메드베데바보다 기술 점수에서 앞서며 '여왕'의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동계올림픽의 '꽃', 피겨 여자 싱글의 메달 색을 결정하는 프리스케이팅 경기는 23일 오전 10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