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버리세요"… 평창 검색대 곳곳서 실랑이

강원 평창 올림픽스타디움 입구에서 보안검색을 받고 있는 관람객들. /사진=뉴스1

"검색대에 있던 한 관계자가 밤새 싼 도시락을 쳐다본 뒤 '안에도 음식 팔아요. 도시락 반입 안되니깐 여기 쓰레기통에 버리세요'라고 말해 너무 화가 났어요. 밀봉된 과자도 안된다고 말해 버렸어요. 식중독을 이유로 이같이 조치하는 걸로 생각했는데, 내부에서 음식을 비싸게 판매하고 있어 더 화가 났어요."(김모씨·29·서울 용산구)

"처음에는 물과 같은 투명 액체만 가능하다고 말했는데 코카콜라·스프라이트는 또 반입된다고 하더군요. 다만 사이다는 (반입이) 안된다며 버리라고 말해 어이없었어요. 테러 위협에서 지켜주기 위한 행동이 아닌 올림픽파트너사 걱정만 해주는 꼴이었어요."(이모씨·강원도 원주시·36)

2018 평창동계올림픽 현장 곳곳에서 반입 물품을 놓고 잡음이 일고 있다. 현장마다 적용되는 반입 규정이 달라 방문객과 관계자가 마찰을 빚는 것. 특히 올림픽 파트너사 물품은 예외로 취급, 시선이 곱지 않다.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살펴보니, 평창 동계올림픽 현장 검색대에서 물품 반입을 놓고 실랑이를 벌인 경험 글이 이어지고 있다. 현장마다 검색 기준이 달라 황당하는다는 게 이들 입장이다.

현재 평창동계올림픽 현장에선 개봉된 음식물, 불투명 용기, 주류, 음료 등의 반입은 금지하고 있다. 다만 1리터 이하 용량의 투명한 플라스틱 용기와 유아 또는 환자의 식음료는 허용된다. 또 개봉되지 않은 1리터 이내 스낵은 반입할 수 있다.

해당 기준은 모든 개인과 관중에게 적용되며 경기 진행 여부와 상관없이 평창동계올림픽 현장 모든 곳에서 동일 적용된다.


직장인 김모씨(35·서울 동작구)는 "오전에 찾은 곳에선 불투명 액체는 반입이 불가능하지만 물은 가능하다고 했다. 반면 오후에 찾은 곳은 불투명 액체는 가능하지만 개봉한 물은 불가능하다고 했다"며 "반입 규정이 다른 이유에 대해서는 본인들도 모른다고 말해 황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야외 공연에서 설치하는 보관대가 이곳에선 보이지 않았다. 보관대가 없는 상황에서 관계자들이 무조건 버리라고 강요, 마찰이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 내부에서 음식을 판매하고 있어 해당 물품 반입을 금지한듯 해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실제 평창 올림픽플라자에선 △호떡(2개) 5000원 △어묵 4500원 △닭꼬치 5000원 등에 판매하고 있다. 음료는 코카콜라·스프라이트·물만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관계자는 "반입금지 및 제한물품 규정이 있는데 모든 장소에서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장소별로 담당자가 달라 조금씩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규정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지만 동일 사안으로 마찰이 지속돼 민원이 발생할 경우 대안을 만들어 해결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