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교사 총기 무장' 놓고 논란…"학교가 군사 요새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주 당국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학교안전 간담회를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이들 보호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면서 플로리다 고교 총기사건에 대한 후속 대응으로 3대 총기 규제 강화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장한 이른바 '교사 총기무장'을 놓고 미국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총기 소지를 제한하자는 여론에 되레 총기 소지의 중요성을 강조한 셈이란 비판이 쏟아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각 주(州) 당국자들과 모여 '학교안전간담회'를 진행, 이 자리에서 무장교사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총기 난사 가해자들을 '겁쟁이'로 규정하고 "교사의 20%가 총을 갖고 있다면 그들(가해자)은 (교실) 안으로 들어올 수 없을 것"이라며 "(총을 소지한 교사의 비율은) 10%일 수도, 40%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발 더 나아가 트럼프는 "총을 소지한 교사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하자"고도 했다. 트럼프가 말한 보너스는 '안전 수당'의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플로리다주(州) 고교 총기난사 생존 학생들과 피해 부모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무장교사'를 언급했었다. 트럼프는 "총에 익숙한 교사가 있었다면 가해자를 빠르게 제압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비난이 쏟아지자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항변했다. 그는 "교사들에게 총을 주자는 게 아니라 군대나 특별 훈련 경험을 가진 능숙한 교사에게 총기를 줄 가능성을 검토하자는 것이었다"며 "총격 사고는 통상 3분 동안 벌어지는데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는 데는 5~8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트럼프의 주장에 대해 전미총기협회(NRA) 웨인 라피에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메릴랜드주에서 열린 보수단체행사에서 "학교는 총기가 없는 공간이다 보니 정신 나간 사람들의 타깃이 되고 있다"며 '학내 무장화'를 촉구했다.

라피에르는 "학교를 보호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무료 훈련을 제공해야 한다"며 트럼프의 '무장교사'를 지지했다.

교사들은 즉각 반발했다. 미 최대 교원단체인 전국교육협회(NEA)는 "총기를 무고한 아이들과 교육자들을 살해하는 데 쓰려는 자들의 손에 총이 들어가지 않토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고, 미국교사연맹(AFT)은 "교사를 무장시켜 학교를 군사 요새로 만드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공화·민주 양당 내에서도 질타가 잇따랐다. CNN이 주최한 타운홀 미팅에서 민주당의 빌 넬슨 상원의원은 무장교사 제안을 "끔찍한 생각"이라 일갈했고, 공화당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넬슨 의원에) 동의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