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필수물품 가격공개 규개위 통과, 업계 강력반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필수물품의 가격을 공개하는 법령이 규제개혁위원회를 통과함에 따라 업계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23일 국무총리실 산하 규제개혁위원회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공정거래위가 상정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에대해 일부 수정을 거쳐 원안대로 의결했다.


앞서 공정위가 지난해 9월 입법예고한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가맹점주에게 제공하는 필수품목의 정보공개사항을 확대해야 한다. 정보공개사항은 Δ필수품목을 통한 가맹금 수취여부 Δ필수품목별 공급가격의 상한과 하한 Δ필수품목을 통한 가맹사업자의 평균 가맹금 지급규모 Δ가맹점의 매출액 대비 필수품목 구매금액 비율 등이다.

이번에 규개위를 통과한 개정안은 법제처 심사와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쳐 최종 시행된다.

앞서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규개위에 제출한 반대 의견서에서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의 일부가 그대로 시행될 경우 가맹사업을 영위하는 데 있어 본질적으로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며 반발해왔다.

협회는 특히 필수품목 공급가 상·하한을 공개하라는 지침에대해 강력 반발했다. 가맹본부 공급단가는 개별 가맹점사업자의 매입원가이고 영업기밀에 해당하는데 이를 대중에 공개하면 가맹본부와 사업자 모두의 이익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규개위는 이날 심사에서 이같은 업계의 반발을 의식해 필수품목 공급가 상하한선 대신 품목별 평균인 중위가격을 공개하는 쪽으로 수정했다.

그러나 협회는 필수물품 공급가를 공개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원가와 마진정보를 유추할 수 있는 만큼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생닭 원가공개 당시 치킨업계가 곤욕을 치른 것처럼 인건비나 임대료, 광고비 등 부대비용에 대한 고려없이 주요 품목원가만 보고 소비자들이 치킨값이 비싸다거나 폭리를 취한다는 오해를 살수 있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가맹본부별로 수백에서 수천개에 달하는 필수품목의 가격을 변동시마다 변경 등록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가맹사업이 발달한 미국조차 필수품목 마진정보와 공급가 공개 규정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회는 "가맹사업과 무관한 기업비밀에 해당하는 정보까지도 공개하도록 한다면 자칫 산업 자체가 위축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며 "영세한 소규모 가맹본부들은 정보의 공개 범위가 넓어지면 넓어질수록 행정적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협회는 조만간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후속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공정위측은 "지난해 입법예고 이후 업계의견을 충분히 수렴했으며 공급가를 중위가격으로 수정한 만큼 비밀성이 크지않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