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보는 올림픽] ②한국 '쇼트트랙 강국' 입증…대부분 종목에서 메달

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20일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 예선에서 한국 대표팀 최민정이 넘어진 이유빈을 커버하고 있다. 한국은 4분의 1바퀴 이상 뒤처졌지만 올림픽 기록을 세우며 1위로 통과했다. /강릉=뉴스1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한국은 쇼트트랙 8개 종목에서 금3·은1·동2의 성적을 거두며 금메달 4개를 목표한 애초 기대에 못 미치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동계올림픽 출전 사상 최초로 8개 전 종목 결승이라는 의미 있는 기록을 남기며 '쇼트트랙 강국'을 입증했다.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3000m 계주에선 '무패 신화'가 이어졌다. 1위로 통과했지만 실격 판정에 메달을 놓친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을 제외하면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이후 여자 대표팀은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다.

특히 레이스 중에 넘어지고도 올림픽 기록을 세워 1위로 통과한 계주 예선은 여자 쇼트트랙의 '넘사벽' 클래스를 보여준 올림픽 명장면으로 남았다. 4분의 1바퀴 이상 뒤처져도 역전할 수 있는 '실력'과 위기상황에서도 협심해 대처한 '팀플레이'는 국민들에게 감동을 줬다.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2014 소치동계올림픽 '노메달'의 부진을 평창에서 극복했다. 5000m 계주를 제외한 나머지 세 종목에서 금1·은1·동2 총 4개의 메달을 따냈다. 1500m에서 임효준(22)이 금메달을 획득했고 1000m에서 서이라(26)가 동메달을 추가했다.

특히 취약 종목인 500m에서 선전했다. 세계랭킹 1위 우다징(24·중국)에 막혀 금메달 획득은 실패했지만 황대헌(19)과 임효준이 은메달·동메달을 따냈다.

반면 대표팀 '에이스'가 레이스 중 넘어져 안타깝게 탈락하는 불운이 이어졌다. 여자 1000m 세계 랭킹 각각 1위와 3위인 최민정(20)과 심석희(21)는 결승에서 서로 부딪히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황대헌도 각각 세계랭킹 1위와 2위에 올라있는 남자 1500m와 1000m경기에서 잇달아 넘어졌다. 남자 5000m 계주에서는 임효준이 넘어지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보완 과제도 남았다. 한국은 1000m·1500m 등 중장거리에서 다른 나라 선수들보다 압도적인 기량을 나타냈지만 이번 올림픽에서는 각국 선수들의 기량이 상향평준화하면서 막상막하의 경기력을 보였다.

경기 초반 여유 있게 달리다가 막판 스퍼트를 내며 선두에 올라서는 한국 특유의 전략이 한계를 보였다. 정교한 스케이트 기술 외에도 빠른 스타트 기술·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체력 등이 극복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