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고배당에 '함박웃음' 정유사 주주

지난해 사상 최대치 실적을 기록한 정유업계가 주주들에게 두둑한 배당금을 지급한다.

2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비상장법인인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총 3431억원의 기말배당을 결정했다. 이번 배당은 주당 1400원 수준으로,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총 현금배당액 비율)은 65%에 달한다.


지난해 실시한 중간배당 2941억원(주당 1200원)을 포함하면 연간 배당금 총액은 6372억원으로 역대 최고 규모다.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중공업그룹에 2010년 인수된 뒤 2015년 첫 배당을 실시했다. 당시 배당금 규모는 총 3064억원이었다.

현대오일뱅크 최대주주는 현대로보틱스 (64,700원 ▲2,300 +3.69%)로 지분율은 91.13%에 달한다. 이번 기말배당으로 현대로보틱스는 단숨에 3127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중간배당(2680억원)까지 합치면 현대로보틱스는 현대오일뱅크로부터 5807억원의 배당금을 받게 됐다. 현대로보틱스의 주요 주주는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25.8%), (재)아산사회복지재단(1.87%), (재)아산나눔재단(0.48%) 등이다.

SK이노베이션 (108,400원 ▼2,200 -1.99%)도 지난해 총 7456억원(배당성향 34%)규모의 연간 배당을 결정했다. 역대 최고 수준의 배당금 규모다. 회사 창립 이후 지난해 7월 첫 중간배당(1491억원 규모)을 실시한 탓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해마다 30% 정도의 배당성향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SK㈜가 33.4%로 최대주주이며, SK㈜는 최태원 회장(23.4%)과 최 회장의 여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7.46%)이 주요 주주다.


에쓰오일 (77,400원 ▲1,300 +1.71%)의 배당금은 총 6870억원(배당성향 55%)을 기록했다. 에쓰오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2465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3.4% 늘어 역대 최대 수준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배당은 여러 고려사항을 감안해 주주가치가 최대화되는 방향으로 측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의 최대주주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로 63.4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는 아직 결산배당을 발표하지 않았다. GS칼텍스는 GS그룹 계열사인 GS에너지(50%)와 미국 정유사 쉐브론(50%)이 지분을 절반씩 보유한 합작사다. GS칼텍스의 최근 2년간 배당성향은 50~55%였다. GS칼텍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1.5%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치(1조4381억원)를 기록했다.
GS칼텍스의 대주주인 GS에너지는 ㈜GS가 100% 보유하고 있으며, ㈜GS는 허창수 회장이 4.75%를 갖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해 각사마다 고배당을 실시키로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