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發 전세대출 금리 하락?…2%대 재등장

은행권의 전세자금대출 금리 상승세가 주춤해졌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최저 금리수준으로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출시하면서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은행들의 금리 인하가 이어진 영향이란 분석이다.

25일 한국주택금융공사(이하 주금공)에 따르면 지난 12~18일까지 주금공 보증 전세자금대출을 취급한 은행 10곳 가운데 7곳의 가중평균금리가 지난달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자금대출 가중평균금리가 가장 낮은 곳은 KEB하나은행이었다. 연 2.89%로 지난달의 연 2.95% 대비 0.06%포인트(p) 하락했다.

전세자금대출 가중평균금리가 3%대로 높은 곳은 IBK기업은행(연 3.59%), 제주은행(연 3.39%), BNK부산은행(3.35%), NH농협은행(연 3.34%), KB국민은행(연 3.14%), 신한은행(연 3.03%), 우리은행(연 3%) 순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금리가 오른 곳은 신한은행과 BNK부산은행 두 곳으로 지난달 대비 각각 0.01%p와 0.05%p 상승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과 금리가 같았다. 나머지 은행들은 0.01~0.09%p 내렸다.

지난달엔 전세자금대출 가중평균금리가 연 2%대인 곳은 하나은행이 유일했지만 이달 들어선 SH수협은행(연 2.9%), BNK경남은행(연 2.98%)도 연 2%대로 내렸다. 수협은행은 지난달 연 3.17%, 경남은행은 연 3.69%였지만 각각 0.27%p, 0.71%p 떨어졌다.


전세자금대출 가중평균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등 여파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오르는 추세였다. 최근들어 금리상승세가 꺾인건 저금리와 편의성으로 무장한 카카오뱅크의 '전·월세보증금 대출' 출시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고강도 가계부채 대책으로 전세자금대출은 시중은행들의 먹거리로 떠올랐는데 여기에 카카오뱅크가 가세하며 고객 이탈이 불가피해지자 은행들이 금리 인하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뱅크의 전세자금대출 가중평균금리는 연 2.97%로 은행권에서 최저 수준인데다 100% 비대면, 은행 영업시간외 대출 가능, 사전조회 편의성 등을 갖추며 젊은층을 위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전·월세보증금 대출'은 지난달 23일 출시해 2주여만에 약정액 420억원을 달성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금융권은 이 속도대로라면 카뱅의 전·월세보증금 대출이 올해만 약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해 전세대출 증가액이 약 11조6000억원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규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를 주 고객이자 전세수요가 많은 30~40대 고객들의 이탈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지금은 카카오뱅크의 상품 출시가 얼마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카카오뱅크와 은행들간 경쟁이 심화될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