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총동원령' 3·1절까지 장외투쟁 극대화…100만 태극기집회 재현

김성태 원내대표와 김무성 투쟁위원장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5일 오전 파주시 통일대교 앞에서 북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방한에 반대하며 농성을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천안함 폭침 주범 북한 김영철의 방한 철회를 요구하며 24일 저녁부터 통일대교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북한의 김영철은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할 특사단과 함께 이날 오전 경의선 도라산CIQ를 통해 방한 할 예정이다. 2018.2.2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자유한국당이 당원들에게 '총동원령'을 내렸다.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 방남 저지에는 실패했지만 원내외 투쟁을 병행해 투쟁강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국회 운영위원회를 소집해 임종석 비서실장에게 경위를 추궁하는 한편 대규모 태극기집회가 예정돼 있는 3.1절까지 장외투쟁을 확대, 100만 태극기집회를 재현한다는 전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이 색깔론으로 중무장한채 정권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당 원·내외 투쟁 병행…투쟁강도 올린다 = 한국당은 25일 경기 파주 통일대교에서의 점거 농성을 마무리 짓고 서울 청계광장에 마련한 청계광장 투쟁본부 천막에서 '천안함 폭침 주범 김영철 방한 저지 투쟁위원회 비상대책회의'를 연다. 통일대교 점거 농성 후속전략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한국당은 전날(24일) 오후 6시쯤부터 이날 오전 11시30분쯤까지 김 부위원장의 방한을 실력저지 하기위해 통일대교에서 농성을 진행했다. 그러나 김 부위원장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은 통일대교가 아닌 다른 곳으로 우회하면서 한국당과의 충돌없이 서울로 들어왔다.

한국당은 이에 "김영철이 개구멍으로 들어왔다"고 반발하며 투쟁강도를 끌어올리기로 했다. 우선 26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임종성 청와대 비서실장을 출석시켜 김 부위원장의 방남 허용 경위를 따져물을 계획이다.


장외투쟁도 병행한다. 한국당은 26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대규모 규탄대회를 열고 장외투쟁을 지속하기로 했다. 한국당의 예상 운집 인원은 10만 명이다.

청계광장규탄대회를 시작으로 3월1일까지 장외투쟁의 강도를 끌어올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 당시의 '100만 태극기 집회'를 재현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3.1절을 맞아 서울 도심집회를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기독교 단체외 보수단체들과 합세해 보수세력의 결집을 시도한다는 전략이다.

당 소속 국회의원들과 당원들에게 '총동원령'도 내렸다. 해외 파병부대를 방문중인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즉시복귀' 명령을 내렸고 향후 출국계획이 잡혀 있던 의원들의 계획도 취소토록 지시했다. 국회의원 보좌진과 각 시도당협위원회에도 비상대기 명령을 내린 상태다.

한국당은 투쟁의 무게감을 더하기 위해 '김영철방한저지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를 임명했다. 바른정당에서 탈당해 한국당에 복당한 후 김 위원장이 당 투쟁 전면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당에 일할 사람이 많은데 굳이 나설필요 있겠나하는 생각에 조용히 뒤에서 후원하는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며 "처음에는 많이 사양했지만 당이 어려울 때 명령이라 위원장직을 맡았다"고 말했다.

한국당이 이토록 투쟁강도를 끌어올리는 이유는 '김영철 방한'을 '체제수호'의 문제로 봤기 때문이다. 천안함 폭침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김 부위원장이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대표단을 이끌고 방문하는 것은 우리 국군과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는게 한국당의 주장이다.

장제원 수석 대변인은 "지금의 청와대는 종북주사파 참모들이 국정농단을 하며 반대한민국 이적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며 "한국당은 사회주의 노선에 경도된 문재인정부에 체제전쟁을 선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한국당 발목잡기"…·민평·바른미래 '엇갈린 반응' = 반면 한국당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기-승-전-색깔론으로 중무장한 채 오로지 문재인 정부의 발목을 잡고있다"고 비판했다.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한국당이 도로에 드러눕고 점거하는 등 과격한 시위로 일관하고 있다"며 "국제적 망신이고 국민이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남에 우려가 있는 부분에 대해선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이에 우리 정부 역시 대승적 차원의 이해와 양해를 말씀드린 것"이라며 "(비핵화의) 실효적 해결을 위해선 권한이 있는 인사들과의 대화는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최경환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제1야당의 드러눕기와 막말에 많은 국민이 혀를 차고 있다. 한국당의 행위는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훼방 놓기 위한 행태에 불과하다"며 "한국당은 한반도 평화로 가는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른미래당은 유승민·박주선 공동대표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박 공동대표는 "천안함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는 김영철이 오늘 평창에 내려왔는데, 이 영령들과 유가족들, 국민들을 생각해보면 가슴이 너무 착잡하다"며 "기왕에 정부에서 오는 것을 허용했으니 천안함에 대한 사과와 사죄도 받고, 여기를 김영철이 다녀갈 수 있도록 정부에서 좀 요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유 공동대표는 "왜 문재인 대통령과 이 정부가 김영철을 북한 대표단의 단장으로 받아들였는지 도저히 제가 이해할 수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이 정부는 김영철에게 분명히 이 천안함 폭침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부터 요구하는 게 순서"라고 주장해 상대적으로 높은 비판수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