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마침표 찍은 ‘앙코르 드론쇼’…“이번엔 라이브”

25일 평창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한 관람객이 드론으로 실시간 연출된 수호랑을 촬영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드론(무인기)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시작과 끝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25일 저녁 평창올림픽스타디움 하늘을 캔버스 삼아 300대의 드론이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하트 등을 그리자 관객들의 탄성이 쏟아졌다.

드론쇼를 총괄한 인텔은 공연 직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수호랑이 메인 스타디움 상공을 뛰어오는 장면, 선수들을 응원하는 장면, 올림픽 참가 선수들에게 보내는 찬사와 사랑의 상징인 3차원 하트 등의 형형색색 일러스트를 300대의 드론이 평창 상공에서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이번엔 ‘라이브’였다. 지난 9일 개회식에서 스노보드 선수와 오륜기 형상을 연출한 1218대 드론쇼가 미리 촬영한 영상을 이용했다면 이날 드론 군무는 생중계로 진행됐다.

개회식에서 드론쇼를 라이브로 진행하지 않은 이유는 스타디움 공중에 1218대의 드론을 띄울 충분할 공간이 없는 데다 강한 바람도 변수였기 때문이다.

이날 폐막식엔 40억 가지가 넘는 색조합 연출이 가능한 LED 경량(330g) 드론 ‘슈팅스타’ 300대가 동원됐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드론 퍼포먼스를 위해 설계된 플라스틱과 고무를 소재로 제작한 드론이다.


300대 드론의 움직임은 모두 사전에 프로그램됐던 것으로 개회식 때 이뤄진 작동원리와 같다. 우선 다수의 드론을 정밀하게 제어해 원하는 위치까지 이동시키는 ‘클라우드 비행(군집제어) 기술’이 지원됐다.

또 각 드론은 장착된 실시간 운동(RTS)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센서를 통해 원하는 목적지로 정밀하게 비행했다. 이 기술은 바람이 부는 하늘에서도 드론 한 대 한 대가 상하좌우 1~2m 간격을 항상 유지하게 해준다.

300대의 드론을 움직인 조종사는 이번에도 1명이었다. 드론이 이륙하도록 버튼을 누르고 비행하는 동안 외부물체가 드론에 접근하지 않는지, 강풍이 불지는 않는지 등을 계속 점검했다.

비행 중인 드론의 내부온도, 잔여 배터리 수명 등의 기기 정보는 인텔의 2.4GHz 인터넷망을 이용해 전송됐다. 관제센터는 각 드론이 보내온 정보를 모두 확인, 추락위험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해당 드론을 비상착륙시킨다.

수호랑과 하트 형상은 여러 대 드론 동시에 움직이며 다양한 LED 빛깔을 만들어내는 ‘에어 디스플레이’ 소프트웨어로 연출했다.

인텔 측은 “이번 개·폐회식 드론쇼를 위해 낮은 온도에서 배터리가 방전되지 않도록 드론 프로세스를 개량하고, 드론의 엔진이 특정 온도로 높아질 때까지 보관하는 곳을 별도로 마련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이날 드론 쇼 진행 여부는 드론을 띄우기 5분 전 결정됐다. 기상조건을 수 시간 전부터 관찰한 평창올림픽운영위원회 측은 선수들의 입장이 마무리 될 무렵 드론쇼 진행을 인텔 측에 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 드론쇼팀의 총괄 매니저인 나탈리 청은 “드론쇼를 통해 우리에게 깊은 감명을 안겨준 스포츠정신과 팀웍을 기념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