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내일 첫 구형…징역 25년 이상 구형될듯

박근혜 전 대통령 / 사진=홍봉진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66)에 대해 27일 처음으로 구형이 내려진다. 뇌물수수 등 주요 혐의 대부분에서 공범 관계로 엮인 최순실씨(62)는 이미 징역 25년을 구형받고 20년을 선고 받았다. 민간인 최씨와 달리 고도의 청렴의무가 요구되는 공직자였던 박 전 대통령에겐 최씨보다 무거운 징역 25년 이상이 구형될 것으로 관측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는 이르면 다음달 중 이뤄질 전망이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27일 오전 10시부터 '특정범죄 가중처벌법'(특가법)상 뇌물 등 혐의를 받는 박 전 대통령의 115차 공판에서 최종변론 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검찰·변호인단 양측에서 증거 채택·부인 과정에서 문제를 제기할 경우 기일이 추가로 잡힐 가능성이 있지만 예정대로라면 27일 검찰의 구형의견에 이어 변호인의 최후변론 등 절차가 이어진다.


지난해 10월 구속영장이 추가로 발부된 뒤 4개월 이상 본인 재판에 출석하지 않는 박 전 대통령이 27일 공판에도 불출석사유서를 내고 출석하지 않을 경우 통상 변호인 최후변론에 이어 진행되는 피고인의 최후진술 없이 공판이 마무리될 수도 있다.

관심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구형량에 쏠려 있다. 이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는 총 18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대기업들로 하여금 미르·K스포츠재단에 총 774억원의 자금을 출연하도록 강요한 혐의 △현대자동차·KT 등으로 하여금 최씨 지인의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도록 하거나 최씨 측 인사를 고용하도록 강요한 혐의 △삼성으로부터 최씨 딸 정유라씨(22)에 대한 승마지원 명목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 △롯데·SK그룹으로부터 청탁 대가 명목의 뇌물을 수수하거나 요구한 혐의 등 주요 부분이 최씨와 공범관계로 엮여 있다.

특가법에 따르면 뇌물수수 규모가 1억원을 넘는 경우 법정형이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 징역에 이른다.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강요 등 박 전 대통령에 적용된 혐의들의 법정형이 5년 이하 징역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뇌물 부분에 대해 어떤 판단이 나오는지에 따라 박 전 대통령에 선고될 형이 좌우될 전망이다.


대법원 뇌물죄 양형기준에 따르면 뇌물수수액이 5억원 이상인 경우 감경 요소가 있으면 징역 7~10년, 가중 처벌할 경우 10년 이상 최대 무기징역까지 권고된다. 여러 범죄가 한꺼번에 적용될 경우 형량은 가장 무거운 죄의 형량에 최고 50%를 더해 정한다.

한 대형로펌의 형사 전담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공범관계라고 하지만 공무원을 훨씬 무겁게 처벌하는 경향이 있다"며 "국가 시스템 및 공직에 대한 신뢰의 보호가치를 매우 높게 보기 때문에 최씨에 비해 더 무거운 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앞서 최씨 재판부는 지난 13일 박 전 대통령과 공범관계인 최씨의 선고공판에서 뇌물수수 등 주요 혐의 대부분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삼성그룹의 승마지원 등의 부분에 대해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73억원 가량의 뇌물을 수수한 공범'이라고 봤다. 롯데그룹에서 70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 SK그룹으로부터 89억원의 뇌물을 요구한 혐의에서도 모두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공범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