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아저씨, 의사 선생님?' 교과서 인권침해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방윤영 기자

인권위는 교과서에서 다문화 배경을 가진 학생은 대부분 주변인물로 묘사됐다고 지적했다. /사진제공=국가인권위원회

2017년도부터 사용되고 있는 초등학교 1·2학년 교과서에 특정 직업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적 표현이 있다는 국가기관의 지적이 나왔다. 경찰관, 소방관 등은 '아저씨, 아주머니'로, 의사는 '의사 선생님'으로 불리는 식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7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7년도 초·중등 교과서 모니터링 결과 보고회'를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27일 오후 2시 서울시 중구 인권위 인권교육센터에서 열리는 이 보고회에는 교육공무원, 교육전문가, 교과서 집필·출판 관계자 등이 참석한다.

이번 발표회에서는 교과서에 인권 관련 내용이 포함됐는지, 용어·삽화·표현·활동 등에 인권침해 요소가 있는지 분석한 결과를 공유한다.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2017년도부터 적용된 초등학교 1·2학년 국어, 사회, 통합교과, 안전한 생활 교과서가 대상이다. 교과서를 개발할 때 준수해야 하는 인권 친화 기준과 유의사항 등 집필 방향도 제시한다.

인권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교 1, 2학년 교과서는 학습자 수준에 맞는 사례와 역할놀이를 제시하면서 인권존중의 가치와 태도를 배울 수 있도록 했다. 성 역할 고정관념과 편견을 완화하고 소수자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다양성을 인정할 필요성을 담는 등 인권적 관점과 내용도 반영됐다.

반면 특정 직업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이 담긴 표현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인권위는 지적했다. 교과서에서 경찰관, 소방관, 급식조리원, 미용사 등은 '아저씨'나 '아주머니'로 불렸지만 의사는 '선생님'으로 지칭됐다. 인권위는 "직업에 대해서는 소방관, 의사 등 중립적 표현을 써야 한다"고 밝혔다.

장애인, 외국인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인권 침해 문제에 시혜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권리적 관점에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인권위는 "교육 현장에서도 사회적 소수자에 해당하는 학생이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학교폭력 상황이나 사례는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잘못된 행동이라는 점을 인식하도록 했지만 사회적 대처방안이 제시되지 않은 점도 인권위는 지적했다. 인권위는 인권문제는 개인이 아니라 국가나 사회 차원에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