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미투 가해 19명 조사, 1명 구속 검토"

이철성 경찰청장. /사진=뉴스1

경찰이 KT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국회의원을 20명가량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최근 사회 전반에 걸쳐 터져 나오는 미투(me too·성폭력 피해를 '나도 당했다'는 뜻) 폭로와 관련해서는 3건을 정식 수사 중이며 1명은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청 인권센터(옛 남영동 대공분실) 운영권한을 시민단체에 이관하는 문제는 3월 내로 결론 내겠다는 계획이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정례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청장은 "수사 과정에서 (돈을 받은) 국회의원 숫자가 늘었다"며 "돈을 받은 국회의원은 20명 내외로 생각하면 된다"고 밝혔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임원들을 동원해 국회의원들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로 KT 본사와 광화문지사, 자회사 KT커머스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 청장은 "KT가 돈을 줬다는 기간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관계자는 "당초 KT가 돈을 줬다고 밝힌 2016년을 전후로 2~3년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KT에서 돈을 줬다는 국회의원은 늘어나고 있지만 그것이 어떻게 전달됐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며 국회의원 조사는 마무리 단계에서 진행할 뜻을 밝혔다.

경찰은 미투 폭로 수사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가해 혐의자 19명의 개별 폭로를 조사하고 있다. 이 청장은 "(가해자가) 9명이었다가 지금은 19명 정도로 인원이 늘었다"며 "정식 수사(2건)와 내사(1건)에 착수한 건은 3건, 오늘내일 중으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는 게 1건 있다"고 말했다.

수사 대상은 "어느 정도 알려진 사람을 위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청장은 "당장 처벌은 어렵더라도 사법 처리가 가능한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며 "관련 수사도 해당 경찰서장, 지방청 2부장이 담당하는 형태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또 횡령 등의 혐의를 받는 김경재 한국자유총연맹 총재는 혐의를 일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재는 22일 오전 횡령 혐의 등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청에 출석했다. 이 청장은 "본인의 동의를 얻어 야간 조사를 진행했다"며 "물증이 있으니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일부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자유총연맹은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양일국 한국자유총연맹 대변인은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어떠한 물증도 제시한 바 없으며 김 총재 역시 인사비리 등 어떤 혐의도 인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밖에 남영동 인권센터는 시민사회단체에 운영권한을 넘기는 방안을 다음 달 내로 확정할 예정이다. 이 청장은 "실정법 문제가 있기 때문에 (민간에 넘기려면) 시간이 오래 걸려서, 중간단계로 그분들이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 등을 협의할 것"이라며 "3월 안에는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