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폭로' 영화제작사 와인스틴…결국 파산보호 신청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와인스틴 컴퍼니 외관/사진=블룸버그

성폭력 피해 고발 캠페인 '미투'(#MeToo) 운동을 촉발시킨 미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제작사 '와인스틴 컴퍼니'가 파산보호를 신청하게 됐다. 와인스틴의 성추문이 폭로된 후 불거진 유동성 위기를 매각으로 타개하려 했으나 매각 마저 최종 결렬되면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와인스틴 컴퍼니는 25일(현지시간) 열린 이사회 후 낸 성명에서 "협상 결렬로 인해 수일 내에 파산보호를 신청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측은 "직원들과 채권단, 모든 희생자들에게 매우 불운한 결과라는 걸 알지만 이사회로선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회사의 잔존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실행가능한 옵션은 질서있는 파산보호 절차"라고 부연했다.

이번 파산보호 신청은 마지막 대안이었던 매각이 최종 불발된 데 따른 것이다. 와인스틴 컴퍼니는 전 중소기업청장 출신의 마리아 콘트레라스 스위트가 이끄는 투자회사 측과 매각 거래를 추진해 왔으며 협상은 거의 성사 단계에 있었다.

그러나 지난 11일 미국 뉴욕주 검찰이 와인스타인 뿐 아니라 그가 공동 창립한 영화 제작사 와인스타인 컴퍼니를 직장 내 성폭력으로부터 직원을 보호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제소하면서 매각 협상이 돌연 중단됐다.

TV쇼 프로젝트런웨이, 영화 킹스 스피치 등 히트작을 만든 와인스틴 컴퍼니는 지난해 10월 와인스틴의 성추문이 처음 폭로된 이후 유동성 위기를 겪어 왔다. '패딩턴2' 판권을 워너브러더스에 매각해 파산 위기를 한차례 넘겼지만,이후 한 투자사가 4500만 달러의 규모의 대출을 갚으라며 소송을 제기해 매각을 추진하게 됐다.

한편 할리우드 거물 영화제작자 와인스틴의 성추문 폭로는 전세계적인 미투 운동으로 확산됐다. 지난해 10월 애슐리 주드가 지난해 10월 뉴욕타임스(NYT) 회견에서 20년 전 와인스틴으로부터 당한 성추행 피해를 폭로한 게 시작이었다.

이후 할리우드 여배우들의 비슷한 폭로가 이어졌고, 영화배우 앨리사 밀라노가 지난해 10월17일 자신의 트위터에 성폭행 피해를 미투(#MeToo)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공유하자고 제안하면서 미투 열풍에 불이 붙었다. 미투 운동은 전 세계 각국으로 확산 돼 무수한 성폭행 피해 고발로 이어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