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에서 '상폐'된 가상통화 8종…"없어지나?"

거래량 기준 국내 1위 가상통화 거래사이트 업비트의 가상통화 거래 지원 중단이 잇따르면서 투자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업비트 측은 가상통화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며 거래중단 전 매매와 출금을 권하고 있다. 하지만 일정 기간 후에는 해당 가상통화 출금이 불가능하고 국내서 거래되는 곳이 없어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

◇"디지털 코인, 휴짓조각되나?"…거래 중단일 뿐 실체는 남아있어


지난 25일 업비트는 이드니아고라스(AGRS), 메이드세이프(MAID), 퍼스트블러드(1ST) 등 3종의 가상통화 거래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2018년 들어서만 가상통화 거래 지원이 중단된 가상통화는 8종에 이른다. 대부분 거래량이 적고 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은 가상통화다.

그런데 거래사이트의 거래 지원 중단을 주식시장의 '상장 폐지'로 받아들이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은 빠르게 확산됐다. 일부 투자자들은 투자한 가상통화가 이대로 사라지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가상통화 거래사이트의 거래지원 중단은 주식시장의 상장폐지와 다르다. 거래사이트에서 거래가 중단되더라도 가상통화 자체는 여전히 블록체인 시스템에 남아 있다. 한 가상통화 거래사이트 관계자는 "거래 지원 중단은 특정 사이트에서 해당 가상통화를 취급하지 않는다는 얘기"라며 "가상통화를 해당 거래사이트에서 출금해 다른 거래사이트에서 판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업비트는 거래 지원 중단 공지와 함께 투자자들에게 미리 가상통화를 처분하거나 가상통화 지갑으로 출금해 다른 거래사이트에서 거래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지값 없는 가상통화, 일정 기간 후 매매할 방법 없어…현금화 못할 수도

하지만 거래 지원이 중단된 후 일정 기간이 지날 경우 가상통화 출금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투자자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업비트의 경우 거래 지원 중단 뒤 14일간 출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다만 회사 사정에 따라 이 기간이 짧아질 수 있다.

특히 지갑이 지원되지 않는 가상통화의 경우 거래지원 중단시 가상통화를 출금할 방법이 없다. 업비트 측의 설명대로 가상통화의 실체가 남아있다 하더라도 지갑이 없는 가상통화의 경우 투자자가 거래할 방법이 없다. 업비트에서 거래중인 124개 가상통화 가운데 지갑이 개설된 가상통화는 35종에 불과하다.

기한 내에 가상통화를 별도의 지갑으로 옮기더라도 이를 현금화하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 올해 업비트가 거래 지원 중단을 발표한 가상통화 8종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업비트에서만 거래되는 가상통화다. 업비트에서 거래가 막힐 경우 현금화할 길이 막히는 셈이다.

업비트 측은 이에 대해 "현재 모든 가상통화에 지갑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거래지원 중단된 가상통화부터 우선적으로 지갑을 개설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