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문제 해결 신기술 등장…"주도권 잃지 않아"

비트코인/사진=블룸버그

가상통화(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의 위상을 두고 투자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의 가상통화 시가총액 점유율이 30%대까지 떨어지면서 시장 주도권이 비트코인에서 알트코인으로 넘어 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일부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의 비중 하락이 일시적 현상이라고 반박하고 있다(☞관련기사:[MT리포트]비트코인·이더리움 가고 '3세대 블록체인' 뜬다).

지난 21일 CNBC에 따르면 미국 최대 가상통화 거래사이트 비트파이넥스(Bitfinex)와 코인베이스(Coinbase)는 비트코인의 거래속도와 처리용량을 늘리는 소프트웨어 세그윗(segwit)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세그윗 기술을 채택할 경우 비트코인을 통한 거래 비용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블로 아두이노 비트파이넥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세그윗을 통해 우리는 이용자들에게 20% 가량 낮은 수수료와 더 빠른 거래 속도를 제공하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느린 거래속도·작은 거래 처리량, 비트코인 발목 잡아

주요 가상통화 거래사이트가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배경에는 비트코인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느린 거래속도와 처리 용장 문제가 있다. 2009년 세상에 등장한 비트코인은 분산원장 기술에 바탕을 둔 최초의 가상통화다. 당시에는 혁신적인 기술로 각광 받았으나, 10여년이 지난 현재는 여러 기술적 문제에 부딪히고 있다.

최근 거래량이 폭증하면서 비트코인 채굴자들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는 한 때 20달러까지 치솟았다. 거래처리에 하루 이상 걸리기도 했다. 이같은 이유로 거래량은 급감하고 있다. 블록체인인포에 따르면 지난해 말 32만건에 달했던 비트코인 거래 횟수는 현재 19만건으로 떨어졌다.


내부 의사결정기능이 없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비트코인은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소유자들의 합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자체적인 의사결정기능이 없어 합의 도출이 어렵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내부 갈등 끝에 블록체인이 쪼개지는 '하드포크'도 몇차례 발생했다.

올해 초 가상통화 평가보고서를 낸 신용평가기관 와이즈레이팅스는 비트코인이 '초기 성공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시스템을 즉각적으로 업그레이드할 메커니즘을 갖추고 있지 않다'며 정크 등급에 해당하는 'C+'의 낮은 등급을 부여했다.

비트코인의 기술적 문제점은 점유율 하락으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 6일 6213달러(코인마켓캡 기준)까지 떨어진 비트코인은 보름 만인 지난 22일 80% 뛴 1만1222달러를 기록하며 빠르게 가격을 회복했다. 하지만 가격 회복 후에도 비트코인의 가상통화 시가총액 점유율은 39.8%에 머물고 있어 비트코인이 가상통화 '대장주'의 지위가 위협 받고 있다. 지난해 초까지만 80~90%대의 시가총액 점유율을 지킨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신기술로 무장한 신생 가상통화들은 이 틈을 타 약진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점유율이 30%대까지 떨어진 지난해 초에는 현재 시가총액 기준 2,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더리움과 리플이 급등하며 점유율을 높였다. 지난해 2월25일 점유율 5.3%에 불과했던 이더리움은 같은 해 6월13일 32%까지 치솟았다. 같은 시기 점유율 1%대에 머물렀던 리플도 5월19일 22%로 사상 최고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후 이더리움과 리플의 가격이 폭락하면서 비트코인의 점유율은 60%대까지 올랐으나 최근에는 '기타'로 분류되는 신생 가상통화들이 몸집을 불려 28일 현재 점유율 28%에 이르고 있다.

◇거래속도·처리량 문제 해결 움직임…"인프라·개발인력 압도적" 반론

하지만 비트코인의 점유율 하락이 일시적인 침체일 뿐 주도권을 잃지 않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업계에선 비트파이넥스가 도입한 세그윗 같은 기술이 적용되면 거래처리 속도 문제를 일정 부분 해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방대한 인프라도 비트코인의 강점으로 꼽힌다. 28일 비트코인 정보제공사이트 코인맵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에서 비트코인으로 결제를 받는 가맹점은 1만1936곳으로 수백곳에 불과한 다른 가상통화 취급 가맹점을 압도한다. 비트코인 주도국을 노리고 있는 일본은 2020년 동계올림픽때까지 비트코인 가맹점을 적극적으로 늘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가상통화 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의 문제점은 수년 전부터 지적됐지만 10년 가까이 지위를 지켜왔다"며 "어떤 가상통화도 비트코인 만큼 많은 인프라를 갖추진 못했다. 현재도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이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