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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미투' 한달, 처벌부터 리셋까지

기자수첩 머니투데이 이경은 기자 |입력 : 2018.03.01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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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을 처음 시작한 20대 땐 제가 부족하고 잘못한 탓이라고 생각했어요. 10년이 넘게 흐른 지금에야 그게 아니란 걸 알게 됐습니다. 만연한 일에 대한 문제제기이고 앞으로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움직임입니다."

지난달 26일 기자간담회장에서 만난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의 말이다. 앞서 그가 연출가 이윤택의 성추행 사실을 최초로 실명폭로한 것을 계기로 문화예술계는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으로 뒤덮였다. '거장' '대부' '원로' 등으로 불리던 이들의 민낯은 듣고도 믿기 힘들 정도로 추악했다.

밝혀진 피해는 가깝게는 1~2년 전부터 멀게는 20여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상습적으로 지속된 가해를 어떻게 그 오랜 시간 묵혀둘 수 있었을까. 피해자들의 대답은 하나로 모아졌다. 가해자가 지닌 무소불위의 '권력'. 공연계에선 작품이나 배역을 주고, 문학계에선 등단·출판·문학상을 결정짓고, 강단에선 논문 심사를 좌우하는 이들이었다. 그들은 소위 '노털상 후보' 이며 '국민배우'가 아닌가. 이들은 제왕적 권력을 휘두르며 피해자들에게 폭력을 일삼은 것이었다.

"선생님은 왕이었다" 이번 사태 관련자들의 육성을 통해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은 이상한 사람으로 낙인찍히고 집단에서 퇴출당했다.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모두가 가해자의 횡포를 묵인하고 방조하면서 그 잘못된 권력은 점점 더 커졌을 것이다.

미투 운동이 일회적으로, 가해자의 처벌로만 끝나선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성추행·성폭력 문제는 개인의 부도덕함만이 원인은 아니다. 각계 소수의 '영웅'들에게만 주어지는 편향적인 지원, 무분별한 신뢰, 비정상적인 권력의 몫이 컸다. 현재 수면 위로 드러난 가해자들을 처벌한다고 하더라도 구조와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또 다른 피해자와 영웅들은 생겨나기 마련이다.

오늘도 좌절한 누군가는 키보드 앞에서 글을 올려야 하나 불면의 밤을 보내고, 추악한 영웅들은 '혹시나 내게도'라며 익명의 게시판을 뒤진다. 한달여가 지난 미투운동이 문화예술계를, 한국사회를 리셋시킬수 있을까.

[기자수첩] '미투' 한달, 처벌부터 리셋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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