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예비역 파워'..2018년은 '박정수·문경찬'이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좋은 피칭을 펼치고 있는 박정수와 문경찬.

KIA 타이거즈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를 소화하며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승패보다는 내용이 중요한 경기들. 투수진에서는 '예비역 파워'가 돋보인다. 주인공은 박정수(22)와 문경찬(26)이다. 지난해 돌풍을 일으켰던 임기영(25)에 이어 올해도 예비역의 힘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임기영은 2017년 23경기에서 118⅓이닝을 소화하며 8승 6패,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했다. 군 전역 후 곧바로 풀타임을 소화했고, '미친 활약'을 선보였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한 경기에서 5⅔이닝 무실점으로 1승을 챙겼다. KIA의 통합 우승에 큰 힘이 됐음은 불문가지다.

2018년에도 예비역들이 착착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선봉에 박정수와 문경찬이 선 모습이다.

박정수는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5경기에 나서 12이닝 동안 2실점만 기록하고 있다. 우선 일본 팀들과 치른 4경기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첫 등판이던 15일 주니치전에서는 선발로 나서 3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이어 2일 SK전에서 다시 선발로 나선 박정수는 4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나주환에게 투런포를 맞으며 무실점 행진은 깨졌지만, 전반적으로 좋은 투구를 펼쳤다. 위기에서 범타를 유도하는 관리능력도 돋보였다.


문경찬도 있다. 문경찬은 첫 등판인 14일 라쿠텐전에 선발로 나서 3이닝 무실점의 깔끔한 피칭을 선보였다. 18일 요미우리전에서 2이닝 1실점으로 괜찮았다. 22일 히로시마전에서 피홈런 두 방을 기록하며 3이닝 5실점으로 주춤했지만, 3경기에서 단 하나의 볼넷만 내주며 좋은 제구를 뽐냈다.

2일 SK전에서도 불펜으로 등판했다. 팀의 세 번째 투수로 올라온 문경찬은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만들어냈다. 와일드한 폼에서 나오는 시원시원한 피칭이 돋보였고, 속구도 힘이 있었다.

박정수와 문경찬은 고졸(야탑고)과 대졸(건국대)이라는 차이는 있지만, 2015년 나란히 입단한 동기다. 입단 첫해부터 1군 무대를 밟은 바 있다.

2015년 박정수는 19경기(4선발) 42⅓이닝, 3패, 평균자책점 5.53을 기록했다. 문경찬은 8경기(4선발) 27⅔이닝, 1승 3패, 평균자책점 9.76의 기록을 남겼다. 데뷔 첫 등판이던 2015년 4월 5일 선발로 나서 승리투수가 되기도 했다.

기록만 보면 아주 인상적인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1군 경험은 큰 힘이 될 수 있다. 일찍 군 문제까지 해결했기에 앞만 보며 뛸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실제로 박정수와 문경찬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좋은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KIA로서도 호재다. 2017년 통합우승의 주역들이 거의 고스란히 남아있기는 하지만, 다른 구단들도 전력 보강을 했다. 2연패가 그냥 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힘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예비역' 자원들이 호투중이다. 공석이라 할 수 있는 5선발 자리의 경쟁자가 더 추가된 모습이다.

이미 KIA는 2017년 임기영이라는 확실한 성공사례를 경험했다. 효과도 확실했다. 이제 2018년 시즌을 맞이한다. 박정수와 문경찬이 예비역 파워 '시즌2'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