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인사들, 트럼프 관세폭탄 "득보다 실"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블룸버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발표한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폭탄이 미국 경제에 오히려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경고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보호주의자들이 중국 등 다른 국가들의 불공정 무역관행에 대응하려는 이유를 이해할 수는 있다"면서도 관세 인상에 따른 역효과를 더 우려했다.


지난주 트럼프의 관세 폭탄 발표 직전 진행한 인터뷰에서 그는 "철강 관세를 인상해서 미국 내 철강산업 일자리가 늘어나는 게 철강을 소비하는 모두가 받는 경제적 영향을 상쇄하는지를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정무역에 대한 열망엔 공감하지만 이로 인해 미국 경제가 지불해야 하는 경제적 비용이 있을 수 있어 긴장된다"고 덧붙였다.

카시카리 총재는 또 나프타(NAFTA·북미자유무역협정)의 전면적인 철수가 "미국 경제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캐나다, 멕시코, 미국 사이의 생산망이 해체된다면 상당히 지장을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카시가리 총재뿐 아니라 대다수 연준 인사와 경제학자들은 미국 경제가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폭탄으로 인해 겪을 역효과가 더 크다는 입장이다.

수입물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상승 속도를 높여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해칠 수 있고, 무엇보다 전반적인 교역 관계가 붕괴돼 경제 회복에 중요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제롬 파월 신임 연준 의장도 지난주 상원 통화정책 청문회에서 정부 정책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꺼리면서도 "관세를 이용한 접근은 최선이 아니다"라며 "일부 분야가 수입에 의해 역효과를 보고 있다면 최선의 방법은 직접적으로 그 분야를 돕는 것"이라고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빌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도 지난주 브라질의 한 행사에서 "보호주의가 장기적으로는 그 영향이 분명히 거의 대부분 파괴적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FT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2002년 조지 W 부시 전 행정부가 도입한 철강 관세가 미국 경제에 득보단 해가 됐다고 평가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소비산업에서 철강 가격 인상으로 인해 2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한편 트럼프는 지난 1일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이후 최근 며칠간 무역전쟁 선전포고성 발언을 잇달아 내놨다.

지난 2일 트위터를 통해 "무역전쟁은 좋고, 이기기도 쉽다"고 밝힌 그는 미국의 조치에 맞대응을 시사한 유럽연합(EU)에 다시 맞불을 놓는 차원에서 이튿날 다시 유럽 자동차에 대한 고율의 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