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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목(同想異目)] 한국GM '생존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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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목(同想異目)] 한국GM '생존 미스터리'
“차를 새로 구입하거나 바꿀 때 현대차 ‘쏘나타’를 골랐다고 주변에 얘기하면 그런가보다 해요. 그런데 대우차 ‘토스카’를 산다고 하면 ‘왜?’ 하고 꼭 되물어 봅니다. 가족이나 지인 등이 과거 대우그룹과 인연이 있거나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2000년대 중반 자동차업계를 출입하던 시절 이동호 당시 대우차판매 사장이 사석에서 가끔 한 말이다. 대우차를 판매하는 어려움을 농담 삼아 우회적으로 토로한 것인데, 당시 쌍용차 영업을 총괄하던 임원에게도 비슷한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대우그룹 시절 입사해 지금도 ‘뼛속까지 대우맨’이라고 자부하는 옛 GM대우 한 임원은 수년 전 퇴임한 후 다른 대기업으로 이직했다. 당시 임원들에게 제공되는 차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친정에서 타던 ‘알페온’을 신청했더니 차량 관리부서에서 이 차를 고른 이는 자신이 유일하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지금은 한국GM 쉐보레라는 나름 글로벌 브랜드를 앞세우지만 ‘프린스’ ‘르망’ 등 옛 대우차를 아는 아재(아저씨)들은 과거 ‘에어컨 빵빵하고 차는 튼튼한데 소음이 크고 중고차 가격이 금세 추락해서 구입이 꺼려지는’ 이미지로 각인돼 있다. 다시 말해 차를 구입할 때 일반적으로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브랜드는 아니었다. 이 사장은 당시 “로고를 가리고 일반인 블라인드 주행성능 테스트를 하면 늘 상위권에 랭크되는데 대우 엠블럼을 붙이면 바로 순위가 떨어진다”고 말하곤 했다. 대우와 직간접 인연이 있거나 처음부터 대우차를 타면서 로열티가 생긴 고객을 빼곤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얘기였다.

당시를 떠올리면 “한국사람보다 더 한국인 같다”는 소리를 들은 닉 라일리 GM대우 사장 역시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한국문화에 적응하기 위해 폭탄주를 배워 돌리고 직원들과 격의없이 어울린 그는 떠날 때 보기 드물게 노조가 감사패를 전달한 인물이다. 이후 GM 본사에서 부임하는 사장들에게 늘 ‘구조조정 전문가’ 꼬리표를 붙이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지만 적어도 당시에는 ‘닉 라일리 없는 GM대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최근 한국GM 사태를 바라보면서 10여년 전 일련의 기억이 오버랩되는 것은 당시에도 무언가 개운치 않은 궁금증이 있었기 때문이다. 외환위기로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GM이라는 파트너를 겨우 구해 ‘GM대우’로 새출발했지만 근원 경쟁력에는 늘 의문이 생겼다. 작금의 상황을 두고 “차가 안 팔리는데 살아날 무슨 재간이 있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새 모델이 나오면 ‘신차효과’를 등에 업고 반짝 판매량을 올리곤 했지만 그들 스스로 느끼는 ‘한계’ 역시 명확했다.

그렇다면 연일 여론의 질타를 받는 한국GM 노조가 현재의 부실을 초래하거나 악화시킨 장본인일까. GM이라는 글로벌 메이커의 제몫찾기가 이리 몰매를 맞을 일인가.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정부, 정치권의 표심을 의식한 행보가 이해관계자의 모럴해저드를 더 부추기는 걸까.

강성노조가 버티는 많은 다른 대기업, 매년 버는 족족 배당으로 왕창 돈을 빼가는 외국계 대주주를 둔 또다른 대기업들의 케이스를 적잖이 목격한 터라 이 역시 명쾌한 답은 아니다. 어떤 세력의 협조나 누군가의 지원, 경제적 관점 외의 변수를 배제한 ‘생존 경쟁력’을 가장 먼저 들여다봐야 한다. 교과서적인 고상한 진단과 명분찾기용 해법은 더이상 ‘생존의 열쇠’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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