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최성준 前위원장 수사 의뢰…'봐주기 조사' 논란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최성준 전 방송통신위원장

방송통신위원회가 통신사의 불법행위를 보고받고도 조사를 연기하라고 지시한 최성준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검찰에 수사를 의뢰키로 했다. 또 지난 통신사 결합상품 과다경품 조사에서 봐주기 논란이 나온 담당 사무국 실무진에 대한 수사도 의뢰했다.

7일 방통위와 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방통위는 최근 3개월 간 진행된 내부감사를 통해 이같은 결론을 내고 이번주 안에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키로 했다.

지난 2016년 4월 방통위는 LG유플러스가 법인 폰을 개인에게 무더기로 불법 유통한 사실을 파악했으나 조사에 돌입하지 않았다. 내부 감사 결과 당시 최 전 위원장이 "통신사 최고경영진(CEO)에게 직접 전화할테니 조사를 연기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통신사 CEO는 최 전 위원장의 고교 동창이다.

아울러 지난 2015년 진행한 통신사 결합상품 과다경품 불법행위 조사와 관련해 과징금 봐주기 의혹이 제기된 당시 담당 국장, 과장에 대한 수사도 의뢰했다. 이들은 지난 2015년 3월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KT, SK텔레콤이 통신상품을 결합판매 하면서 소비자에게 과도한 경품을 지급한 위법행위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지만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았다.

이후 2015년 9월 후속 조사를 통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 대해 총 106억7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앞선 3월 조사 기간에서의 불법 행위는 포함되지 않아 과징금 봐주기 논란이 제기됐다. 담당 실무진들은 3월 조사에서 보강이 필요해 9월 보강 조사를 진행해 최종 제재를 내렸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당시 조사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고 지난해 12월 내부감사에 착수해 의견 진술 등을 토대로 최종 결론을 내린 것. 방통위 관계자는 "당시 담당 조사 실무진 등 해당자들의 의견 진술을 토대로 내부 감사를 벌였지만 방통위 감사로는 불법 행위 여부에 대한 조사 한계가 있어 검찰에 수사를 의뢰키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비위 사실이 내부 감사에서 적발됐다기보다 금융계좌 추적 등 보다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방통위는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결과에 따라 징계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