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대화 급진전…반색한 중국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 수석특사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6일 저녁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박2일간의 북한 평양 방문 결과를 설명하던 중 수첩을 꺼내고 있다. 왼쪽부터 천해성 통일부차관, 서훈 국정원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방북(訪北)결과 브리핑을 통해 4월말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이날 춘추관에서 전날부터 이날까지 1박2일간의 방북결과 브리핑을 갖고 남북정상회담을 포함해 6개항의 남북 합의사항을 전했다. 2018.3.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남북한이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하는 등 한반도 정세가 급속히 호전되면서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법을 주장해온 중국이 반색하고 있다. 한반도 주변에 위치한 국가로 피해가 불가피한 전쟁 가능성이 낮아지는데다 북한 압박 등에 대한 미국과의 마찰도 줄어들 수 있다.


중국 외교부는 남북 정상회담 개최 합의 소식이 전해진 6일 밤 늦게 담화를 내고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단이 거둔 성과에 대해 지지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중국 외교부가 자정이 가까운 밤늦은 시간에 담화를 내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이번 남북간 합의에 대해 큰 의미를 두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담화에서 "중국측은 한국 대통령 특사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해 거둔 긍정적인 결과에 주목한다"면서 "관계 당사국들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안전 문제를 포함한 각자의 합리적인 우려를 해결하고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를 추진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당사국들이 이번 기회를 살려 서로 마주보고 걸으며 함께 한반도의 비핵화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하는데 노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중국은 이를 위해 계속 합당한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화통신, 중국 중앙방송(CCTV) 등 중국 언론들도 지난 밤 관련 소식을 신속하게 보도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 CCTV는 중국의 최대 연례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회의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관련 뉴스를 쏟아내는 와중에도 이날 아침 주요 뉴스로 남북한 소식을 전했다. 특사단 단장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남북 합의 내용 브리핑, 특사단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면담 및 만찬, 미국쪽 움직임 등을 별도 뉴스로 다뤘다.


중국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차원에서 결정된 대북 제재에 대해선 적극 동참하면서도 대화와 협상을 통한 북한 문제 해결을 주장해왔다. 대북 제재가 북한의 반발을 불러 한반도 정세를 악화시킬 수 있고 이로인해 전통적으로 혈맹 관계인 자국과 북한과의 관계가 악화하는 것도 달갑지 않았다. 한반도 정세가 호전될 경우 미국과의 마찰도 줄어들 수 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최대의 압박 전략'을 쓰면서 대북 영향력이 큰 중국에도 강도 높은 대북 제재를 주문해왔다.

다만 급작스럽게 남북 관계가 호전되면서 조심스러운 분위기도 감지된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한국측이 발표한 정상회담 개최 등 구체적인 합의 내용에 대한 북한측 반응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고 북한과의 신뢰가 부족한 미국의 태도도 중요한 변수라고 지적했다. 남북한이 그간 강공 정책을 구사해온 미국을 통제할 능력이 없는 만큼 중국과 러시아를 끌어들여야한다는 조언도 내놨다

환구시보는 "남북한은 중국과 러시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을 끌어들여 현재의 화해무드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한반도의 전면적인 평화와 비핵화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