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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죽어도 사는 길" 외치던 안희정의 '비겁한' 잠적

[the300]'진인사대천명' 강조했던 前 충남지사…'입장 번복'으로 부끄러운 퇴장

이건희의'행복투자' 머니투데이 홍성(충남)=이건희 기자 |입력 : 2018.03.0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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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전 전 충남지사의 기자회견이 돌연 취소된 8일 오후 충남도청 로비에 마련된 단상에 방송사들의 무선마이크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전 전 충남지사의 기자회견이 돌연 취소된 8일 오후 충남도청 로비에 마련된 단상에 방송사들의 무선마이크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우리의 이 길은 죽어도 사는 길입니다!"


지난해 3월27일. 제19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위해 더불어민주당 내부 경선을 치르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지지자들에게 외친 말이다. 경쟁은 뜨거웠다. 안 전 지사는 의미있는, 아름다운 패배를 했다. 그리고 빛났다. 그땐 그랬다. 그는 호남권 순회 경선에서 2위에 머문 직후 지지자들이 모인 곳을 찾아 "동지 여러분"이라며 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오늘부터 시작"이라며 "우리의 이 길은 죽어도 사는 길"이라고 힘줘 말했다. (관련기사☞[풀영상]'호남 대전' 20% 머문 안희정 "이 길은 죽어도 사는 길")

지지자들은 환호했다. '안희정'을 연호했다. 그날의 패배는 곧 내일의 도전으로 이어진다는 메시지였다. 그의 외침을 의심하는 이는 없었다. 문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그의 행보는 정치권 주요 관심사였다.

그로부터 약 1년 뒤, 안 전 지사는 사라졌다. 정치인으로서의 생명도 '사실상' 끝났다. 자신의 수행비서 성폭행 의혹이 터지면서다. 안 전 지사는 6일 새벽 페이스북으로 지사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은 그를 제명·출당 조치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대중 앞에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안 전 지사는 전날(7일) 오후 돌연 기자회견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오후 3시 지사로 근무했던 충남도청에서 "사죄의 말씀을 올리겠다"고 했다. 취재진은 다시 분주해졌다. 차기 유력 대권 주자에서 성폭행 피의자로 전락한 그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였다.

더 이상 지사가 아닌 그에게 브리핑룸은 제공되지 않았다. 도청 1층 로비에 마련된 단상 하나와 마이크 시설이 전부였다. 이를 중심으로 포토라인이 깔렸다. 약속된 시간을 약 2시간 앞둔 이날 오후 12시56분. 안 전 지사 측으로부터 문자메시지 한 통이 도착했다.

안 전 지사는 신형철 전 충남지사 비서실장을 통해 "검찰에 출석하기 전 국민, 충남도민 여러분 앞에 머리숙여 사죄드리고자 했다"면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검찰에 출석해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는 것이 국민 앞에 속죄드리는 우선적 의무라는 판단에 따라 기자회견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거듭 사죄드린다"며 "검찰은 한시라도 빨리 저를 소환해달라"고 말했다. 사실상 통보였다.

긴장하던 취재진 사이에서 분노의 탄식이 쏟아졌다. 현장에서 문자메시지 내용을 전하는 도청 공보관에게 질문과 촬영 요청이 이어졌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마이크 설비와 단상도 곧 치워졌다. 취재진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비겁한 퇴장이었다. 안 전 지사는 사죄 기자회견이 아닌 검찰 포토라인을 택했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대선 경선 과정에서 정치적 가치와 방향에 대해 종종 언급했다. 지난해 4월2일 대선 최종 경선을 앞둔 기자간담회에선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을 다하고 나서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을 말한 그였다.

이에 대한 안 전 지사의 설명은 다음과 같았다. "우리 인생은 결국 나의 최선을 다하는 길이고, 결과는 하늘과 국민이 결정짓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최선을 다하는 길, 죽어도 사는 길'을 외친 그의 정치 인생길의 마지막은 곧 '비겁한 잠적'이었던 걸까. 추가 피해자의 등장을 보면서 숨는 것이 최선이었던걸까. 충남도청에서 치워지는 단상을 보며 묻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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